"일베·'쿵푸팬더 보이콧·' 넷우익 공통점이 있다"

2013. 11. 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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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중·일 인터넷 극우주의' 토론

모두 지역갈등 역사에 뿌리둬일본 '넷우익' 재일 한인 비방독도 갈등·보수적 역사교육 원인한국 '일베' 내부 진보세력 겨냥과도한 경쟁체제서 나온 좌절탓중국 '쿵푸팬더 보이콧' 민족주의할리우드 문화침략 인식 반감 커

일본 '넷우익'과 한국의 '일베', 중국의 '쿵푸팬더 보이콧'.

21일 오후 열린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 네번째 세션에서는 한·중·일 3국의 인터넷 극우주의 현상에 대한 논의가 펼쳐졌다. 일본의 경우 극우세력의 비방이 재일 한국인으로 향하고, 한국은 내부의 좌파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다. 중국에선 외부에서 온 문화상품에 대해 민족주의적 반감이 분출하고 있다. 동북아 3국에 나타나는 이런 인터넷 극우주의 현상은 지역간 갈등의 역사와 사회적 허약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일본의 극우 누리꾼을 일컫는 이른바 '넷우익'을 추적해 온 야스다 고이치 프리랜서 기자는 넷우익 출현의 계기로 '2002년 한·일월드컵'과 그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을 꼽았다. 일본 축구단에 대한 남한 응원단의 비이성적인 비방과 야유, 일본인 납치 사건에 대한 북한 정부의 공식 인정을 계기로 누리꾼들이 남북한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키우게 됐다는 것이다. 이때 출현한 넷우익은 2007년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시민단체인 '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으로 진화하게 된다. 야스다 기자는 "넷우익이 없었다면 재특회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특회는 최근 재일 한국인과 한류 등을 반대하는 '혐한 시위'를 벌이고 "김태희가 일본을 비하했다"는 이른바 '김태희 동영상'을 퍼뜨리고 있다. 야스다 기자는 "넷우익 활동을 하거나 혐한 시위에 나오는 일본인 상당수가 '외국인이 일본인의 생활과 고용을 위협하고 사회보장은 거저먹기식으로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사이버 극우주의 현상을 연구하는 이진로 영산대 교수는 극우 누리집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한국에도 이주노동자와 외국인에 대한 반대 흐름이 존재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국내 진보 세력을 겨냥한 인터넷 우익 세력의 활동이다.

일베는 2010년 '디시인사이드'에 올라온 게시물 가운데 지나친 비난 등으로 삭제 가능성이 높은 것을 선별해 따로 저장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최근 일베는 지나친 역사 왜곡과 노골적 여성 비하, 인종차별적 게시물 등으로 사회적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고정간첩과 북괴놈들의 소행"으로 보고, 전라도 출신을 '홍어'로 비하하며, 일부 여성을 성기나 '김치녀'로 부르기도 한다. 이 교수 분석에 따르면, 일베는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강경 우익 누리꾼의 집결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전에 월 수십만 페이지뷰에 불과하던 것이 대선 직전에는 약 한달간 10억건에 이를 정도로 늘어났다. 이런 과격한 언행의 바탕에는 "허술한 복지와 과도한 경쟁 체제에서 비롯된 개인의 좌절감, 긴장감, 무력감이 있다"는 게 이 교수의 분석이다.

중국 쪽 발표자로 나선 샤오쥔 중국 우한대 교수는 2008년과 2011년 발생한 미국 만화영화 '<쿵푸팬더> 1·2 보이콧 사건'을 분석했다. 중국 대표 동물인 판다를 소재로 한 미국 영화에 대해 중국에서 두번 연속 보이콧이 일어난 것이다. 이 운동을 주도한 중국 예술가 자오반디는 "쿵푸팬더의 진정한 목적이 미국의 문화적 가치를 주입하는 것이며, 나아가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문화침략이자 문화적 패권 행위"라고 주장하며 중국인들을 선동했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언론과 누리꾼 사이에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샤오 교수는 "쓰촨 등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쿵푸팬더의 상영을 지연시키는 등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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