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지민 "스물다섯 살, 왜 굳이 트로트였냐고요?"

2013. 11. 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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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아가씨가 왜 굳이 트로트 장르를 택했는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세요. 다른 장르를 해보다 안 되니까 트로트를 하는 거냐, 돈 벌기 위해 트로트를 하는 거냐 등 다양한 시선이 있지만 굳이 오해를 풀려고 하진 않았어요. 트로트를 해서 잘 되면 자연스럽게 돈도 따라오겠죠. 하지만 그것 때문에 트로트를 한 건 아니고 정말 좋아서 하는 것 뿐이니까요." 트로트 예찬론을 펼치던 신인 가수 이지민(25)이 눈을 반짝였다. 지난 8월 데뷔곡 '붕붕붕'으로 가요계 문을 두드린 이 트로트 신예는 "많은 연령대의 분들이 접할 수 있는 노래라서 트로트가 좋았다"는 진솔한 속내를 가감없이 털어놨다.

가수의 꿈은 꽤 오래 전부터 품어왔다. 중학교 때부터 피아노 전공을 생각하며 음악을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때 본격적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음악이 좋았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몰랐었죠. 노래를 하다 힘들어서 포기하려던 찰나, 고등학교 때 댄스 스포츠를 했는데, 크게 다쳤고, 이후 작곡가분과 인연이 되어 지금의 학교에 들어가게 됐죠." 고등학교 때부터 트로트라는 장르에 애정을 갖게 됐고 구체적으로 꿈을 꾸기 시작했으나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학원도 다녀보고, 다른 기획사에도 있어봤지만 트로트라는 특정 장르에 대해 가르쳐주진 않으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R&B보다는 꺾는 창법을 배우고 싶었는데 아쉬웠죠. 그러다 지금의 대표님을 뵙고 나서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가르침을 받게 됐어요."

주위에서는 이지민의 '트로트 DNA'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어르신들과 소통하는 게 자연스럽고 또 좋아할 뿐 아니라 잘 한다는 점도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할 이지민의 돋보이는 경쟁력이다.

하지만 트로트라는 장르를 바라보는 대중의 이중적인 시선은 신인인 이지민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사실 트로트를 하겠다 하면 다들 의아하게 생각하시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왜 그런 시선으로 볼까 의문이 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노래를 들으면 신나 하고 즐거워하시죠. 트로트가 특별한 게 아닌, 하나의 음악 장르라는 걸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저에겐 숙제이면서도 목표가 되죠." 스스로 생각하는 실제 성격은 트로트와 잘 맞을까. "제 안에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분위기에 따라 잘 맞추는 성격도 있고, 어르신들이 계시면 저도 모르게 먼저 안기는 쪽으로 행동이 바뀌기도 하죠. 택시를 타거나 하면 저도 모르게 말을 걸고 있고요(웃음)." 가수가 되겠다던 딸을 만류하던 아버지는 요즘 딸의 활약에 함박웃음이다. "상상도 못 했어요. 아빠의 이런 반응. 엄청 많이 반대하셨고, 사실 아빠와 그리 친한 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아빠와 딸을 이어준 게 가수 활동이 됐다는 게 신기할 정도에요. 더 잘 돼 아빠께 효도하고 싶어요." 데뷔 타이틀곡 '붕붕붕'은 유명 작곡가 전해성의 곡. 이승철의 최신 히트곡 '마이 러브'를 비롯한 수많은 명곡을 써 온 전해성이 시도한 첫 트로트 곡이기에 데뷔 초부터 관심을 모았다. 당초 이 곡의 제목은 '아저씨'였지만 '키다리 아저씨'를 거쳐 현재의 제목으로 완성됐다.

"호기심에 들어보는 분도 계시고, 트로트 이미지가 없는 제목이다 보니 반전의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애착이 가요. 가사 내용은 입에 착 감기게 하려다 보니 지금의 내용으로 결정됐죠. '아저씨 드라이브 가요' 등의 가사가 안 좋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생각하기 나름 아닐까 싶어요. '키다리 아저씨'에서 '키다리'만 빼도 '아저씨'가 되듯이, '붕붕붕'의 내용을 조금만 동화처럼 생각해주시면 깨끗한 느낌으로 들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데뷔 무대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이 아닌, 지난 8월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된 DMZ 평화 콘서트였다. "첫 무대를 2만 명의 관객 앞에서 선보이게 됐어요. 너무 감사한 기회였지만 많이 떨렸는데 전주가 흐르자마자 많은 분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더라고요. 그래, 이게 트로트의 매력이지 싶었어요." 이지민이 꿈꾸는 무대는 의외로 소박했다.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오는 축제 무대에서 흥을 돋궈 주는 게 꿈이라는 그는 "무대에 섰을 때 이렇게 호응 받을 수 있는 장르를 택했다는 건 행운"이라며 "이 장르를 선택했다는 것에 대해 자주 감사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20대 트로트 가수 이지민으로서의 목표는 무엇일까.

"편안한 가수가 되고 싶어요. 스스로 짙은 화장에 야한 옷 보다는, 어르신들이 흥에 돋을 수 있게 할 수 있는 인상이라고 생각해요. 어른들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고, '붕붕붕' 뿐 아니라 다양한 노래를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죠. 더 욕심 부리면 '국민 여동생' 같은 느낌의 가수?(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 윈원엔터테인먼트]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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