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대도' 김종호, 죽지 않은 '슈퍼 잡초맨'

2013. 11. 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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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현철 기자] "저희 팀에 발 빠른 선수가 많아요. (강)명구형 뿐만 아니라 비슷한 포지션에도 빠른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 또한 한층 더 빠른 베이스러닝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꼭 이 타이틀에 힘내서 1군에 오르겠습니다".

2010년 7월17일 제주 오라구장에서 열렸던 퓨처스 올스타전. 미스터 퓨처스가 된 스물 일곱의 삼성 외야수는 TV 중계로 나오는 경기에서 처음으로 주목받은 데 대해 기뻐하고 1군 무대 입성을 꿈꿨다. 3년 여 후 그는 신생팀의 주전 톱타자가 된 동시에 9개 구단 준족 중 최고의 주자가 되었다. NC 다이노스 톱타자 김종호(29)는 경쟁자들의 발걸음에 밀러 밟혀도 죽지 않고 최고의 대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에서 NC 특별지명을 통해 새 둥지를 찾은 김종호는 올 시즌 128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2할7푼7리 22타점 50도루를 기록하며 신생팀 돌풍을 이끌었다. 막판 체력 저하로 타율이 떨어지기는 했으나 한때 3할대를 꾸준히 지켰다. 그리고 50개의 도루는 9개 구단 준족 중 가장 많은 도루 횟수. 비계량부문인 신인왕 수상자 이재학, 그리고 평균자책점 1위(2.48) 찰리 쉬렉과 함께 김종호는 신생팀이 배출한 타이틀 홀더로서 우뚝 섰다.

배재고-건국대를 거쳐 2007년 2차 4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던 김종호. 그러나 김종호는 삼성에서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좌투좌타 외야수로서 100m를 11.3초에 끊는 빠른 발을 갖추고 있었으나 경쟁 상대가 연이어 팀에 들어왔다. 외야진만 해도 1년 후배 이영욱, 허승민, 1차 지명 출신 우동균이 있었고 그 이듬해에는 2011 신인왕 배영섭, 이제는 동료가 된 오정복이 입단했다.

발로는 이영욱과 허승민, 배영섭이 김종호 못지않게 빨랐고 이영욱, 우동균과 오정복은 타격에서 김종호보다 우위에 있었다. 게다가 김종호는 송구 능력에서 후보들에 비해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김종호가 삼성에서 내세울 수 있던 장점은 군대를 빨리 다녀왔다는 점 정도. 후배들은 김종호보다 먼저 1군에 발탁되고 또 더 많은 기회를 찾아 1군 경기에 나서며 삼성의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 등도 함께 했다.

2010년 퓨처스 올스타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간소한 타이틀을 건졌으나 1군에서의 기회는 삼성에서 마지막 2년 24경기 교체 출장 뿐이었다. 은퇴까지도 생각했던 김종호에게 새 기회가 된 것은 20인 보호선수 외 NC 특별지명. 알려지지 않았던 김종호를 NC가 선택한 데 대해 의구심을 품은 시각도 많았으나 NC의 선택은 탁월했다. 김종호는 코칭스태프가 목표로 지정해줬던 40도루를 훌쩍 뛰어넘어 2013년 최고의 러너가 되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은퇴도 심각하게 고려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둥지를 튼 이 팀에도 제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더욱 많습니다. 순간의 성과에 거만해지거나 물들지 않고 더욱 뛸 겁니다". 김경문 감독은 펜스 플레이 도중 세게 부딪히고도 이튿날 열심히 뛰는 김종호를 보며 "아직은 칭찬할 때가 아니다. 시즌이 다 끝나고 종호의 노력이 정말 값진 타이틀 등으로 보상을 받았을 때 칭찬해줘야 한다"라며 바라봤다. 출장 기회의 간절함을 아는 선수인 만큼 쉽게 들뜨지 않고 오랫동안 팀의 조타수가 되어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데뷔 이래 그는 전 소속팀에서 내내 저평가를 받았다. 빠른 발과 좋은 컨택 능력을 갖췄음에도 좀 더 좋은 운동 능력과 힘을 지닌 선수들에게 밀리고 밀려 화려한 1군 무대를 바라봐야만 했다. 특별지명 시에도 그의 선택에 대해 '삼성과 NC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인가'라는 의구심 섞인 뜬소문에도 숨죽여 기량을 키웠다. 김종호는 밟히고 밟혀도 잡초처럼 죽지 않고 도루왕으로 우뚝 섰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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