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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단풍철 ‘발열성 질환’ 주의보…야외활동 뒤 열나면 의심해야

  • 김수진 기자
  • 입력 : 2013.11.04 09:06:08
최근 기온이 낮아지면서 가을철에 자주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에 주의가 요구된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가을철 발열성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근 기온이 낮아지면서 가을철에 자주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에 주의가 요구된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환자에게 가을철 발열성 질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과수를 재배하는 김 모 씨는 최근 팔과 다리를 모두 덮는 옷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바로 같은 동네에서 ‘진드기에 물려 혼났다’며 병원을 다녀온 이웃이 있어서다. 그 이웃은 김 씨에게 “일할 땐 꼭 긴 옷을 입고 풀밭에 함부로 눕지 말라고 의사가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보건소를 중심으로 ‘가을철 발열성 질환’에 대한 주의가 당부되고 있다. 그런데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라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많다. 사실 폐렴이나 대장암처럼 친숙한 병명은 아니기 때문이다.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덥고 습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면 야외활동이 늘어난다. 이때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다.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세 가지로 쯔쯔가무시병, 유행성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이 이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발열성 질환은 매년 가을 흔하게 발생한다. 세 가지는 다른 질환이지만 초기 증상이 비슷해 함께 묶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환자가 병원에 내원할 경우 쯔쯔가무시나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중 한 질환만 의심돼도 세 질환 모두를 동시에 검사한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의 초기 증상은 특이하지 않다. 처음에는 두통과 몸살, 열 정도만 나타난다. 다만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에 물리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물린 부분에 동그란 딱지가 생기고 피부 발진을 동반하기도 한다.

질환의 양상은 비슷하지만 구분해야 할 차이점이 있다. 먼저 쯔쯔가무시병은 원인균에 감염된 진드기가 원인으로, 전염성은 없다. 평균 잠복기는 10일가량. 세 가지 질환 중 가장 경미한 편이다. 유행성출혈열은 ‘한타바이러스’라고 불리는 급성 전염성 질환이다. 원인 바이러스가 포함된 들쥐의 배설물을 사람이 흡입해 감염된다. 이 역시 전염은 없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라고 불리는 세균에 감염돼 생긴다.

세 가지 질환 모두 혈액검사로 확인이 가능하나, 치료와 예후는 조금씩 다르다. 가장 예후가 좋지 않은 병은 유행성출혈열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치료약이 없고, 사망률은 4~5%에 이르기 때문에 초기에 안정을 취하고 대증요법(증상에 따라 대처하는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에는 약 20일가량 소요된다. 미리 백신을 접종할 수도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습한 부위인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등에서 물린 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항생제로 쉽게 치료된다. 렙토스피라증 역시 항생제를 투여한다.

산행 땐 팔·다리 덮는 긴 옷 필요

가을철 발열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를 최대한 적게 노출하면 좋다. 산에 간다면 반드시 팔과 다리를 모두 덮는 옷을 선택하길 권한다. 또한 풀밭에 마음대로 드러눕거나, 고여 있는 물에 손과 발을 담그는 행동은 금물이다. 강철인 교수는 “야외활동 후, 갑자기 열이 난다면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단순한 감기몸살로 생각해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가을철 발열성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숙지하길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김수진 매경헬스 기자 sujinpen@mk.co.kr / 사진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30호(13.10.30~11.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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