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서울시 무상보육 이어 기초연금 재원갈등
정부 "지방재정 확충대책 시행되는데 서울시 10%만 책임질 순 없어"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이정현 기자 = 무상 보육에 이어 기초 연금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정부와 서울시가 다시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기초연금 재원과 관련, 서울시가 "최대 10%만 분담하겠다"는 의견을 밝힌데 대해 정부는 서울시가 필요 이상으로 '엄살'을 부리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3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보건복지부는 공통적으로 서울시가 기초연금 재원 분담률을 현행 기초노령연금 분담률 수준인 약 30%로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9월 25일 중앙정부가 지방재정 확충 방안을 발표했고, 이 대책의 내용과 지원 규모가 취득세 감소 등 현재 지자체들이 처한 재정적 어려움을 모두 감안해 마련된 것인 만큼 재정난을 이유로 서울시가 기초연금 분담률을 현재의 3분의 1 수준까지 낮출 명분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방재정 확충안에서 정부는 부가가치세 중 지방소비세 전환비율 11%까지 확대, 지방소득세 독립세 전환, 영유아보육료 국고보조율 10%포인트 인상 등을 통해 연평균 5조원 규모의 지방재정 확충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대책 발표 당시 서울시는 "지방소비세 전환비율을 올린다해도 취득세 감소분만 메우기에도 모자라고, 나머지 대책은 현실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맥락에서 서울시는 최근 복지부가 기초연금 법령개정안 관련 의견을 요구하자 공문을 통해 "재정 여건 악화로 기초연금 재원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서 국고 지원 비율을 90%까지 높여달라"고 답변했다.
지난달 2일 입법예고된 정부의 기초연금법안은 지자체와의 분담률과 관련, '국가는 지자체의 노인 인구 비율과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40~90%의 기초연금 비용을 부담한다'고 정했다. 따라서 결국 공문상 서울시의 입장은 정부가 서울시 기초연금 재원의 90%를 책임져주면, 서울시는 지자체 몫의 최저 수준인 10%만 내겠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내년 7월부터 소득 하위 70% 노인에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할 경우, 2015년을 기준으로 서울시 노인 기초연금에 필요한 연간 재원이 1조5천4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인 1천547억원 정도는 어떻게든 마련해보겠지만, 정부가 31%의 현행 기초노령연금 수준의 분담률을 강요할 경우 4천500억원을 웃도는 부담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서울시의 주장이다.
정부와 서울시간의 이같은 갈등은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해올수록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돼 추이가 주목된다.
shk999@yna.co.kr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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