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犬 전성시대] 애는 줄고 개는 는다

이승현 2013. 11. 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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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 500만시대..관련시장 급성장1~2인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 반영청소년 절반 이상 "애완동물은 가족"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애를 낳는 집은 점점 줄고 있지만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기르는 집은 늘고 있다.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3명으로 OECD 국가 중 헝가리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다. 반면 전체 가구의 17.9% 정도인 359만 가구가 총 556만 마리의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 국민 중 0~14세까지 인구가 756만명이었고, 통계청 예측 상 2040년에는 500만명 밑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30년 내 애 보다 개가 많은 세상에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이유에 대해 1~2인 가구 증가로 가족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족 구성원이 줄면서 고립된 생활의 외로움 때문에 이를 위안 삼기 위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09년 조사한 '세대간 의식구조 비교를 통한 미래사회 변동 전망'에 따르면 청소년의 57.7%가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사람과 소통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이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고 개나 고양이와 소통하며 살아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같은 사회 변화는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육아 관련 시장은 성장이 둔화됐으나 애완용품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커지고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다.

육아 관련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2조6600억원대로 추정된다. 유아동복시장이 1조6500억원으로 가장 크고, 기저귀 4600억원, 분유 4000억원, 유아스킨케어·수유용품 1500억원 등이다.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성장세에 있지만 판매수량 감소를 가격 인상으로 메워가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9000억원 수준인 애완동물 관련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020년까지 약 6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애완동물 관련 산업도 점차 다양화·고급화 되고 있는 추세다. 사료나 용품, 수의업은 기본이고 최근에는 보험, 여행, 호텔, 학원 등 사람이 누리는 각종 서비스를 애완동물들에게 제공하는 사업들도 등장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는 애완동물 전문 코너가 기본으로 설치돼 있고, 애완견 전용 호텔, 카페, 유치원 시설 갖춘 애견 전문매장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또 CJ제일제당과 풀무원 등 식품업체들에서도 애견사료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황명철 농협경제연구소 축산경제연구실장은 "애완동물 관련 산업은 선진국형 산업으로 선진국들의 경우 GDP에서 차지하는 관련 산업 비중이 우리의 5배 수준"이라며 "우리 역시 애완동물 산업이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자 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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