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해숙 "'국민엄마' 수식어, 친딸은 관심 없던데요?"

한국아이닷컴 이정현 기자 사진 2013. 10. 29.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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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현실에 충실하고 싶어요. 악플도 생각하지 말고. 저는 언제나 진행형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출연제의 들어오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너무 감사하죠."

국민엄마. 배우 김해숙(57)에게 붙여진 별명. '국민'이라는 단어는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김해숙에겐 그렇지 않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언제나 존재감을 발하는, 진짜 엄마보다 더 엄마 같은 김해숙을 한국아이닷컴이 만났다.

영화 '깡철이'에서 김해숙은 천진난만한 바보 엄마 순이로 분했다. 이름을 물어보면 "김태희", 잠자리 선글라스와 복고풍 의상을 자랑하는 그는 아들 강철(유아인)을 "여보야"라고 부르는 독특한 엄마다.

"사실 편하게 연기하진 못했어요. 몸이 불편한데다 독특한 면이 있긴 하지만 처음 나온 캐릭터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색깔을 씌우고 싶었죠. 어려웠지만 보시는 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연기하는게 중요했어요. 내 옆에 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그게 제일 힘들었죠."

추하고 싶지 않았다. 몸은 불편해도 나름의 낭만이 있고 아들을 남편으로 알지만 본인이 행복한 캐릭터 순이를 위해 김해숙은 며칠을 고민했다. "꿈도 많고 소녀 같은 엄마"를 표현하기 위해 캐스팅 제의 순간부터 김해숙은 고민했다. 영화 '깡철이' 속 엄마 순이는 꽤 성공적인 캐릭터다.

"언제나 연기로 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페셔널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죠. 한계는 언제나 있어요. 노력을 통해 벽을 넘어서야죠. 한 신만 나오든, 한 컷 만 나오든 그건 상관이 없어요. 김해숙이라는 배우를 찾아주셨을 때는 배우로서 충실하게 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제는 중년이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오히려 김해숙은 "배우가 나이를 먹는 다는 건 오히려 좋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젊고 예쁜걸 떠나 "극 중 캐릭터에 얼마만큼 동화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레디 액션' 콜이 나오면 지금도 긴장을 해요. 언제나 도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첫발을 디디는 느낌이죠. 누군가는 '이제 편하게 연기해도 되지 않느냐'라고 말하곤 해요. 하지만 그건 옳지 않죠. 배우의 의무는 언제나 지켜줘야 하거든요."

전작인 영화 '도둑들'의 씹던껌 캐릭터는 그래서 좋았다. 50이 훌쩍 넘은 나이에 멜로를 연기한다는건 김해숙 자신으로서도 도전이었다. 그 감정을 이어 '깡철이'에서도 유아인과 연애하는 기분으로 촬영에 임했다. 젊은 남자 배우가 언제나 곁에서 지켜줬다고 김해숙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멜로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였지 중견 여배우에게는 다른 나라 이야기였죠.(웃음) 영화 '우리형'이나 '무방비도시'에서도 꽤 비중있는 캐릭터를 연기 했지만 멜로는 차원이 다른 문제거든요. 외국의 경우에는 중년의 사랑을 다루는 영화들이 많았는데 우리나라가 조금 늦었다고 생각해요. 작품 속에서 누구의 엄마가 아닌 주체적인 배우로서 멜로를 연기 했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죠.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 같아요."

'국민 엄마' 수식어는 언제나 감사하다. 김해숙은 "그 말을 들을 자격이 있나 생각한다. 겸손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단어가 나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책임감은 무겁지만 이를 통해 에너지를 찾는단다.

"오히려 제 친딸에게 미안하죠. 얘한테는 제가 엄마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국민 엄마' 소리를 듣고 있으니.(웃음) 하지만 그것에 별로 개의치 않고 씩씩하게 자기 인생을 열심히 살아주는 딸이 고마워요. 제 딸로 태어났지만 엄마의 직업을 이해하고 있죠. 어떨 땐 관심이 없는 것 같기도 해요.(웃음)"

한국아이닷컴 이정현 기자 seiji@hankooki.com사진=한국아이닷컴 이규연 인턴기자 multimedia@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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