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女軍의 적은 男軍?' 잇단 성추행에도 처벌은 40% 미만

김준석 기자 입력 2013. 10. 29. 00:12 수정 2013. 10. 29. 01: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ANC▶

최근 상관의 성관계 요구 등에 시달리던 여군 장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만삭의 여군 장교가 과로로 숨지고, 또 육사 여생도가 선임에게 성추행 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우리 여군에 왜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잇따르고 있는지 먼저 김준석 기자입니다.

◀VCR▶

국방부 강당 분위기가 잔뜩 가라 앉았고, 김관진 장관의 표정도 무겁습니다.

상관의 성추행 등에 시달리던 여군 대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진 직후 국방부에서 열린 성희롱 예방교육입니다.

◀SYN▶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밀집된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는 근무지라면 제도와 절차를 좀 더 치밀하게 운영하는 것이 꼭 필요하고..."

군은 지난 5월 육사 생도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재방방지책을 내놨지만 여 대위의 자살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여군에 대한 성적 피해는 여러 형태입니다.

수치심이 들 정도의 음담패설과 성적 농담.

여군 앞에서 특정 신체부위를 노출하는 변태 행위도 많았습니다.

최근 1년 동안 여군 86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은 자신과 동료들이 이런 피해를 입은 것으로 국가인권위 조사로 밝혀졌습니다.

국방부가 집계한 군내 여군 대상 성범죄는, 최근 5년간 61건, 이 가운데 60% 이상은 처벌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여군들은 이런 통계를 믿지 않습니다.

◀INT▶ 여군 예비역

"그 상황에 대해서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건너편에서 보는 것 하고는 달라요.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피해)여군들만 자리 옮긴 다고 해결이 됩니까?"

군내에서 성범죄를 당해도 수치심 등으로 신고하지 않거나 신고해봐야 여자만 손해라는 피해의식이 그만큼 많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 김준석 기자 ▶

현재 여군의 수는 60만 장병 가운데 8천4백여명.

예정대로라면 2017년까지 여군은 1만1천여명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특히 내년부터는 기갑이나 포병 부대에도 여군이 배치되는데, 과학과 정보 중심의 현대전에서 여성 특유의 강점을 활용하는 건 이젠 필수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근무 여건은 아직 제자리 걸음 수준입니다.

◀VCR▶

서부전선 최전방 사단. 분대장 양성임무를 수행 중인 김유미 대위.

김 대위처럼 전투병과 근무 중인 여군은 3천1백여명에 이릅니다.

◀INT▶ 김유미 중대장

"함께 호흡하고 현장에서 같이 뛰고 싶어서 보병 병과를 선택했습니다."

여군의 인기는 치솟아 사관학교 여생도 경쟁률은 50대1, ROTC 여군 학군장교 경쟁률도 평균 5~6대 1에 이릅니다.

◀INT▶ 숙대 ROTC

"여군은 남군이 가지지 못한 오기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군이기 때문에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하지만 임신 중 과로로 숨진 이신애 중위처럼 여군의 근무여건은 만만치 않습니다.

전방의 경우 여성들을 위한 병원 시설은 물론 부대내 여군 시설도 부족한 실정입니다.

기혼 여군 2천8백명의 절반 가까이는 주말부부 생활을 하고, 자녀를 한달에 한번 밖에 못 만나기도 합니다.

성군기 사건의 피해자가 되면 불이익 없이 고충을 밝힐 수 있는 제도도 부실합니다.

◀INT▶ 예비역 중장

"(여군들이) 진급이나 보직 등의 불이익을 생각해서 고충을 쉽게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면 이것은 반드시 고쳐야지요."

여군 창설 63년, 군내 성범죄는 더 심각한 인권유린이라는 인식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여성인재를 위한 시급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MBC뉴스 김정호입니다.

(김준석 기자 hermes@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