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한 정권 나팔수 문재인..종북 넘어 간첩 수준"

2013. 10. 20. 15: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민주당, 국정원 직원 작성 '대선 개입 트위터' 5만여건 공개

"문재인·안철수 동성애" 등 입에 담기 힘든 '저질 글'들도

박근혜는 지지 글 일색…노무현 비하 ·박정희 이명박 찬양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댓글뿐 아니라 파급력이 강한 트위터를 통해 야당의 문재인·안철수·이정희 후보들을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여당의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 개입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박정희·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찬양글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비방글을 올리는 등 선거를 앞두고 트위터를 이용한 정치 활동을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박영선·박지원·이춘석·박범계·서영교·신경민·전해철)과 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각자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지난해 9월1일부터 12월18일까지 선거 개입 활동을 한 트위터 글 5만5689건을 공개했다. 이 글들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서 별지에 나와 있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에 대한 글을 보면 특히 색깔론을 이용한 비방이 많았다. "북한 정권의 나팔수나 하는 문재인" "문재인의 대북관은 종북 넘어 간첩 수준" "문재인이 왕수석 시절에 청와대 80%가 주사파였죠. 국가유공자들도 아니고 운동권의 주사파 꼴통들로 가득 채워진 청와대에서 뒷전이고 그들의 나라만을 위해 꿈꾸었…"(9월24일)

국가기관의 직원들이 올린 글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원색적인 글들도 나왔다. "문재인 안철수 자위행위 묘사 충격 그림 보니"(12월5일) "통진당 이정희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단다. 누구랑 '스와핑'을 하려고? 언놈과 붙어 먹으려고 나왔을까?ㅋ 나이 남편은 알콜중독이라서 힘을 못쓰나?ㅋ"(9월25일)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만한 사람이라면 얼굴에 광채같은 아우라가 보여야 하는데 안철수는 핏기없는 창백한 몰골과 언변으로 보면 곽노현이 연상되는 군요"(9월19일) 등과 같이 입에 담기 힘든 글들도 많았다.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비방글도 있었다. "문재인은 확실히 종북이나 안 후보는 주변이 온통 종북입니다. 종북 박원순 시장(김일성만세 외칠 수 있다고 주장)을 지지한 서울시장은 국가기밀을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그런 자가 종북이니 왕재산 간첩사건이 또 다시…"(10월24일) 등과 같은 내용이었다.

당시 선거를 앞두고 논란이 됐던 투표시간 연장과 관련해서도 "민주당 문재인과 무소속 안철수가 생각하는 서민들은 참 바쁜가봐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투표할 시간이 티아라가 말하네요. 중요한건 '의지'의 차이겠죠 ^^ 굳이 투표시간 늘려서 세금 낭비할···"(10월29일)과 같은 글을 트위트했다. 

반면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찬양 일색의 글을 올렸다. 

"박근혜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로 중국 차기 지도자 시진핑이나 후진타오를 움직일 수 있다. 신뢰는 개인만 아니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는 아주 간단할 수도 있다"(10월16일) "질투심이 넘 심해 박정희를 가만두고 볼 수 없는 한국남자들 이번에 버릇고쳐 놔야 한다. 남한의 발전성을 질투하는 정일부자와 추종무리들을 이번에 박살내기 위해 박근혜 여성시대를 활짝 열어여 한다. 우리가 해내자"(10월28일) 등과 같은 찬양 일색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투표를 하지도 않았던 12월4일에는 "대선 끝났네… 박근혜 대통령이 확실히 대한민국 대표이네~~~ 좌빨, 노빨, 종북, 친일잔당, 절라쥐언 놈들은…"과 같은 글을 트윗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비방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은 추켜세웠다.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안철수를 지지하는 2030들 정신 차리세요. 노무현은 대통령 재직시, 검은돈 13억 현금을 마련, 딸 노정연에게 미국서 집사주고, 문재인은 공기업에 불법취업 시킨 자들입니다. 겉과 속이 다른자 들이고···"(10월29일) 등이 있다.

반면 '4대강 자전거길을 아들과 함께 종주할 생각을 하니 ㅋㅋㅋ 환경파괴와 개발이익은 동전의 양면이다. 경북고속도로 건설을 그렇게 세력들은 지금도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한다 말할 수 있을까?'(9월22일), '나는 왜 박정희를 존경하게 되었는가/김상기 : 박정희가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김정은의 발 아래 노예로 사는 인민이 되어있을 것이다.'(9월19일) 등과 같이 박정희·이명박 전 대통령은 찬양하는 글도 많았다.

국회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트위터 내용들은 지역감정 조장, 인신 공격 등 국가기관으로서는 차마 저지를 수 없는 충격적이고 불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은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국장원) 특별수사팀은 굉장히 외롭게 수사한 걸로 보여진다. 얼마나 외부 압력이 있었겠냐"고 말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이 18일 전격 교체된 것은 외부의 압력 때문이라는 지적인 것이다.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시사게이트 #15] '국정원 게이트' 닮아가는 '군인 댓글' 사건

<한겨레 인기기사>■ 국정원 "문재인은 간첩 수준, 안철수는 박쥐새끼"'을 중의 을' 여성 보조출연자 "기획사 반장 등이 성폭행"한국어 못한다더니…유영익 아들, 이력서엔 "한국어 유창"스펙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현대차의 '길거리 캐스팅' 실험[화보] "국정원 이어 군까지 개입했다니…" 다시 타오르는 촛불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