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고혈압 환자 늦가을 ‘돌연사’ 주의보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10.18 17:16

수정 2014.11.01 12:18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커지면서 고혈압 환자들의 위험도가 높아졌다.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혈관벽이 수축해 혈압이 상승할 위험이 높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등 돌연사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서홍석 교수는 18일 "'침묵의 살인자'로 불릴 정도로 고혈압은 증상이 별로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서서히 돌이킬 수 없는 합병증에 빠지거나 심지어 목숨까지 잃을 수 있는 시한폭탄의 뇌관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고혈압은 피가 혈관 벽을 너무 세게 미는 것을 말한다. 보통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다. 혈압이 높게 유지되면 서서히 혈관벽에 손상과 변화가 생겨 뇌경색이나 뇌출혈,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을 일으킨다.

■추운 날씨에는 혈압 올라

혈압은 기온에 따라 변한다. 날씨가 추우면 혈압이 올라가고 따뜻하면 내려간다. 정상 혈압을 보이는 사람도 기온이 1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3㎜Hg가량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은 0.6㎜Hg가량 높아진다. 즉 기온이 10도만 내려가도 혈압은 13㎜Hg나 올라간다.

날씨가 추워지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되고 피부 혈관이 수축하므로 심장은 더 큰 압력을 가해야 전신에 피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혈압이 높아지다 보면 혈관벽에 가해지는 압력도 강해지기 때문에 결국 이미 동맥경화증으로 약해진 혈관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이철환 교수는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말초동맥이 수축하고 혈관저항이 상승하면서 혈압이 올라간다"며 "이로 인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는데 고혈압 환자는 혈압이 갑자기 올라가면 뇌출혈 위험에 노출되고, 심장질환 환자는 심장발작이나 협심 흉통이 악화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 잠에서 깨면 교감신경이 활성되기 시작하므로 아침에 심장의 부담이 가장 크다. 이 때문에 하루 중 아침에 돌연사가 많이 일어난다.

■혈압약은 동반자

고혈압으로 진단받으면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약 복용을 중단했을 경우 중풍 등 뇌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기온이 떨어질 때는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신경써야 한다.

추운 날씨에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기본적으로 외출을 할 때도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올 때는 지나치게 실내온도가 높아 체온이 갑자기 많이 상승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외출 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면 도움이 되며, 외출 후 집안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해준다.

또 고혈압 환자는 술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혈압을 높일 뿐만 아니라 혈압약의 효과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흡연도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각종 심혈관 질환 발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삼간다.

또 살이 찌면 교감신경계가 자극되고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호르몬이 많아져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짠 음식을 적게 먹고, 칼륨이 많은 과일과 야채를 먹으면 혈압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김, 해파리, 미역 등의 해산물과 사과, 토마토, 포도 등 과일과 채소류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새벽 운동보다는 기온이 올라간 오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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