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좌좀·좌빨' 비방글 삭제하라" 첫 판결

2013. 10. 17. 16: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 인터넷언론 기자 가처분신청에

"본인 삭제 요청글은 모두 대상"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이 '좌좀' '좌빨' '종북' 등의 표현을 써가며 특정인을 비방하는 행위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제동을 걸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강형주)는 인터넷언론 기자 이아무개(27)씨가 자신을 모욕·비방하는 글을 방치하고 있다며 일베 운영자를 상대로 낸 허위사실 게재 및 모욕 게시물 방치 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름, 이니셜, 초상, 전화번호, 직업, 전자우편 등 개인정보를 사용해 이씨를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게시글·댓글에 대해 이씨의 삭제 요청을 받은 경우 2시간 이내에 삭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삭제 의무 기간을 6개월로 정해 6개월 이내에 신청인의 삭제 요청이 있을 때 일베 운영자가 반드시 따르도록 했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시간이 지날 때마다 5만원씩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일베 사이트에는 신청인에 대한 비방글이 오랫동안 게시돼왔고 비방글의 표현, 게시 기간, 목적, 반복성 등을 고려하면 신청인이 입는 명예감정의 훼손이나 인격권 침해의 정도는 현저히 크므로 비방글의 불법성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일베에서 자신을 '좌좀' '좌빨' '종북' '똥꼬충' 등으로 비방하는 게시글이 계속 올라오자 지난 4월부터 일베 운영자에게 지속적으로 삭제를 요청해왔다. 일베 운영자는 비방글을 삭제하거나 이씨의 이름을 금지어로 지정하기도 했지만, 일베 이용자들은 이씨 이름을 변형해 비하하거나 이씨의 얼굴에 동물을 합성한 그림 등을 올리는 등 비방 행위를 계속해왔다.

이를 참작해 재판부는 내용을 따지지 않고 이씨에 대한 글을 모두 삭제 대상으로 정했다. 재판부가 특정 용어를 지정해 사용을 금지하면 일베 이용자들이 다른 용어로 비틀어 이씨를 비방하는 상황이 예상되므로, 일단 이씨가 삭제 요청을 하는 글은 모두 삭제 대상이 된다고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이씨가 자신에 대한 비방글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제한해달라는 신청에 대해서는 "해당 조처는 본안판결 이전에 일베의 영업을 사실상 중단하는 결과를 가져오므로 운영자에게 그와 같은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승선 불가!" 긴급 무전에 헬기가…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 현장 르포'김용판의 수상한 점심' 알고보니…업무추진비로 부인 친구 밥샀다?일베 '막말 행태'에 법원 첫 제동'새누리당 지지율 80%' 여론조사 응답자 보니…[화보] 추억이 새록새록…그때 그 시절 '가을 운동회'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