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딸 죽음으로 女軍 복무환경 나아지길.." 故 이신애 중위 아버지 권익위에 감사편지

2013. 10. 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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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신애는 뜻하지 않게 하늘나라에 갔지만 이번 일을 통해 딸의 명예가 회복되고 저희 부부가 지고 있던 무거운 짐이 덜어진 듯합니다."

임신 중 과로로 숨진 고(故) 이신애 중위의 아버지 이재학씨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 자필 편지를 보내 감사의 뜻을 표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씨는 지난달 16일 권익위 국방보훈민원과 서상원 조사관에게 보낸 A4용지 6쪽 분량의 편지에서 "신애의 과로가 구실이 돼 애정을 갖고 (딸이) 마지막까지 몸담았고 군복을 입었던 그 부대에 절대 누를 끼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썼다.

그는 "장례식을 치르면서 사단장님이 보여주신 배려와 정비대대 전 장병들의 헌신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오죽했으면 제가 장례를 치르고 떠나면서 사단장님께 감사의 글을 올렸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중위는 지난 2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주 50시간이 넘는 초과근무를 하던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위는 병원에서 아이를 조산한 뒤 이튿날 오전 숨을 거뒀다. 육군 중령이었던 아버지와 6·25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이 되겠다며 2010년 10월 소위로 임관한 지 2년 만의 일이었다.

육군은 이씨를 '일반 사망'으로 판정했으나 국민권익위원회는 순직 처리를 권고했고, 육군은 재심의를 거쳐 이 중위를 순직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이씨의 사망과 관련, "본인에게도 귀책사유가 있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씨는 "(딸의 사고는) 군 특성상 어려운 부분과 지역 특성상 산부인과가 없는 요인 등이 겹쳐서 발생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애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누구도 접근하려 하지 않는 오지에 산부인과들이 들어서서 임신한 여군들이 마음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청했다.

사건 조사를 맡았던 권익위 서상원 조사관은 "이 중위가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었던 것은 군인으로서의 명예와 책임감이었을 것"이라면서 "군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출산·아동보육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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