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교가 일베 인증 손모양.. 군인복무규율 위반 논란

2013. 10. 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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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사회] 영관급 장교를 포함한 다수의 현역 군인 간부들과 직업 경찰들이 극우성향 커뮤니티 일베저장소(일베)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이 최근 1년 간 일베에 올라온 게시글을 조사한 결과 일반 사병을 제외한 현역 군인과 경찰관이 일베에 자신의 계급과 신분을 인증한 게시글이 39건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중에는 육군 중령과 소령, 공군 소령 등 영관급 장교가 3명이었고, 육·해·공군 대위 3명, 중위 6명, 소위 4명 등 위관급 장교가 13명이었다. 원사 2명, 중사 4명, 하사 10명 등 부사관급 16명과 준위도 2명 있었다.

이 밖에도 3사와 해사 등 사관생도 합격과 부사관 합격을 인증한 일베 회원이 3명 있었고 경장 계급의 현역 경찰관이 1명, 경찰대 합격을 인증하는 일베 회원도 1명 있었다.

이들은 국군이나 경찰에서 받은 월급 문자를 인증샷으로 올리며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는가 하면 장교 임관 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받은 호부 사진을 올렸다. 호부란 조선시대 임금이 임지로 떠나는 장수에게 하사했던 상징물로 장교들의 충성심, 명예심, 자긍심을 높여주고자 수여된다.

이들은 '운지', '노무노무' 등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용어를 아이디로 썼고 자신을 정훈장교로 소개하며 "종북간첩에게 홀린 청년을 인도하는 정훈장교"라고 칭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5·18 당시 광주시민 학살을 미화하며 전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의미가 있는 '애국보수전땅크'를 자신의 아이디로 사용한 육군 중위도 있었다.

이 밖에 일베에서 한국여성을 '김치녀'라 비하하는 것과 관련해 '혐김치'라는 아이디를 쓰는 육군 소령과 남성과 여성의 성기와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X지X지넣지싸지'란 아이디를 쓰는 부사관이 있었다.

또 일베 회원임을 인증하는 손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남기는가 하면 부하 대위가 인증글을 남긴 것을 본 소령이 "김 대위 내방으로 오라"며 덩달아 자신의 계급장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최 의원은 "일베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을 성매매 여성으로 비하하고, 여성과 이주노동자 등 사회적 소수자에게 입에 담지 못할 극언을 쏟아내는 등 반사회적이고 반인권적인 행각으로 악명이 높다"면서 "장교 등 현역 직업군인들의 일베 활동은 군인사법에 따른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 중 정치적 중립의 의무와 품위유지와 명예존중의 의무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