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때 첫 경험 정양 "학교에서 배운건.."

박소연 기자 2013. 10. 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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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性, 순결교육 넘자-下]개방·전인적 성교육으로 바뀌어야

[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청소년 性, 순결교육 넘자-下]개방·전인적 성교육으로 바뀌어야]

독일의 아동용 성교육 교재 '어떻게 아빠와 엄마는 아기를 가졌을까?(wie vater und mutter ein kind bekommen)'(위)와 한국의 초등학교 5학년용 보건 교과서(아래) 중 일부. 그림 위주의 독일 성교육 교재는 임신의 과정을 사실적이되 알기 쉽게 표현한 반면 한국의 성교육 교재는 '지식 전달'에 치중한 모습이다. /사진=온라인 게시판

#1970년대 네덜란드 청소년의 첫 성관계 평균연령은 12.4세였지만 2000년대 중반 17.7세로 높아졌다. 청소년 출산율과 낙태율도 세계 최하위가 됐다. 비결이 뭘까. 네덜란드 정부가 1980년대부터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까지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생물학적 성교육뿐 아니라 이성간의 대화방법, 성의 사회적 가치, 건전한 성관계 등을 토론식으로 교육한 덕분이다. 개방적인 성교육이 성범죄를 방지한 것이다.

#아하!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이하 아하!센터)는 학생들에게 '순결'과 '목숨' 중 무엇이 중요한지 토론을 시킨다. 위기상황별로 저항할 순간과 생명을 위해 순결을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을 구분해 가르친다. 성폭력은 모든 여성이 당할 가능성이 있는 사건이며 가장 중요한 건 '생명 안전'임을 당부시킨다. 단순히 '안 된다', '저항하라'고 가르치는 학교와 다른 모습이다.

제도권 성교육이 'LTE급'으로 빠르게 진화하는 청소년의 성경험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성범죄와 조기임신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연령별 맞춤 성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교육당국의 개선의지가 '절대 필수'다.

◇교육부 뒷짐 속 뒷걸음치는 학교 성교육

입시위주의 한국 교실에서 성교육은 피상적이고 소극적으로 이뤄지는 실정이다. 중학교 2학년때 처음 성경험을 했다는 정민지양(가명·중3)은 "학교에서 성교육은 1년에 한두 번 성교육 전문 교사가 학교 방송실에서 동영상이나 자료화면, 교사 음성만 내보내 주는 게 전부"라고 했다.

우선 교육시간이 턱없이 짧다. 교육부는 초·중·고교에서 연간 15시간씩 성교육을 실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어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체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교육 경험률이 감소하는 이유는 고학년일수록 입시위주로 수업이 짜여지기 때문이다.

장미란 전교조 보건위원장은 "성교육 15시간은 공문과 지침일 뿐 학교 여건상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며 "서류상으로 가정, 체육, 생물 시간에 몇 시간씩 한다고 계획만 세워놓을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이 지난해 보건교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교육 실시현황에 따르면 초등학교는 한해 평균 5.17시간, 중학교는 3.5시간, 고등학교는 5.5시간 교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성교육을 위해선 전문가 도입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의 보건교사 배치율은 65.4%에 불과하다. 국가 차원의 매뉴얼이나 교재도 없어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

◇"재미없어""다 아는 내용인데"…외면받는 성교육

학생들의 성교육 만족도는 턱없이 낮다. 여가부의 '2012년 청소년유해환경 접촉 종합실태'에 따르면 응답자의 32.2%만이 성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31.3%가 성교육의 부족한 점으로 '교육방식이 재미없었다'는 점을 꼽았다. '교재내용이 부실하다(8.5%)', '강사가 비전문적이다(3%)'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교육부 학생건강안전과 관계자는 "초중등교육법 내에서 각급 시도교육청이 내린 지침에 따라 학교가 기본계획을 수립하면 학교장이 정한 교사가 학교별 여건과 수준을 고려해 성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라는 원칙론을 내세웠다.

아이들은 성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며 학교 성교육을 외면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정작 '제대로' 알지 못한다. 정양은 지난해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맺고 임신을 했다. 정양은 "피임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피임도구를 사는 게 쪽팔려서 피하다 임신을 했다"고 말했다. 성지식이 아니라 바람직한 성 가치관 교육이 절실한 이유다.

◇개방·전인적 성교육으로 바뀌어야…교육당국 투자 절실

대안은 학교 밖에서 나타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2007년부터 전문가들이 수십년간 개발한 표준콘텐츠를 바탕으로 아하!센터를 마련하고 체험·참여 중심의 성교육을 실시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국 40개 센터 체험관에서 발달단계별로 교구를 마련해 피임법 등을 실습시킨다. 성관계를 무조건 막기보다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토론한다.

성교육의 목표는 올바른 성인식과 생명존중의식을 길러 바람직한 인격 형성을 돕는 것이 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시간과 예산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는 정책결정자들의 개선의지를 통해 가능하다.

이명화 센터장은 "아하!센터가 인근 학교와 연계해 연간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위해선 센터를 180개로 늘려야 하는데 성교육은 성과측정이 어려워 예산 우선순위에서 밀린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여가부 관계자는 "성은 당국이 나서기보다 스스로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교육계의 편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미란 보건위원장은 "지식, 피임뿐 아니라 성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를 폭넓게 가르치려면 시간확보가 우선인데 현재는 보건교사들이 성교육 시간 확보를 위해 교장선생님을 협박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학교 성교육을 업그레이드하려면 학교장이 성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전문연수를 받은 보건교사 채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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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소연기자 soyu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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