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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납치 실화극 '3096일', 실화이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입력 : 2013-09-22 14:15:21 수정 : 2013-09-22 14: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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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실화라는 것이 더 충격적인 영화다.

전세계를 경악시킨 나타샤 캄푸쉬 유괴 사건을 다룬 영화 ‘3096일’이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는 1998년 오스트리아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납치 감금 유괴사건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10살이었던 나타샤 캄푸쉬(안토니아 캠벨 휴즈)가 등굣길에 한 남자에게 납치돼 갇혀 지내야 했던 3096일의 끔찍했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하고 찾지 못했던 소녀가 8년 뒤 기적적으로 탈출해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왔던 이 사건은 곧 전세계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 받아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납치 당시 10살이었던 나타샤 캄푸쉬. 18살이 되던 해까지 이유도 모른 채, 오직 복종과 완전한 소유를 강요하는 범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범인은 그녀의 탈출을 염려하여 변변한 옷가지 조차 걸치지 못하게 했고, 질문 이외의 말을 꺼낼 땐 가차없이 폭력을 행사했다. 3096일 동안 어두운 지하방에 갖혀 산 나타샤 캄푸쉬는 자유와 의사를 억압 당한 채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쯤, 범인이 방심한 틈을 타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실제 나타샤 캄푸쉬는 2010년 자신이 겪은 모든 사건을 담은 자서전을 발간했고, 이를 원작으로 영화화하게 됐다.

영화 ‘3096일’은 사건의 피해자이자 저자인 나타샤 캄푸쉬가 직접 밝히는 갇혀있던 시간들과 공간들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눈길을 끈다. 또 범인과의 관계, 탈출하기까지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진 이 영화는 관객들을 숨막히는 사건의 현장으로 데려가게 만든다.

한 소녀의 인생을 유린했던 어두운 지하감옥의 완벽한 재구성은 관객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선사한다. 나타샤를 납치하기 위해 지하 깊숙한 곳에 굴을 파고, 1.5평의 공간을 마련한 뒤 미로처럼 복잡한 터널을 뚫고 몇 겹의 두꺼운 문을 닫아두는 등 범인의 치밀한 납치극이 스크린 속으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나타샤 캄푸쉬의 시선으로 그려진 장면과 상황들은 끔찍했던 8년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영화 ‘데저트 플라워’를 통해 여성 할례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한 쉐리 호만 감독. ‘3096일’ 속 나타샤 캄푸쉬를 통해 학대받는 여성의 유린된 삶과 여성 인권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9월26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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