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배우가 되고 싶다"

2013. 9. 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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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수(35)에겐 한결같은 수사가 하나 있다. 정교하고 흠 잡을 데 없는 외모가 다비드상 같다며 불리게 된 '고비드'. 최근 또 하나가 생겼다. 감 좋은 예능인들이 붙여준 '고북이'. '황금의 제국' 안에 살던 고수가 "외부인을 처음 만나던 날", 그는 장태주의 모습으로 마주 앉았다. 매끈한 수트와 흐트러짐 없는 헤어스타일은 욕망을 향해 질주하던 태주처럼 혹은 '다비드상'처럼 묵직했다. 대화를 나누면 태주는 없었다. 정확한 발음과 강한 어조의 화법은 사라지고, 느릿느릿한 '고북이' 고수가 온다.

지난 두 달, 그는 '황금의 제국(SBS)'을 통해 전혀 다른 고수를 살았다. 신림동 판자촌에서 태어나 강제철거로 아버지를 잃은 남자, '말의 성찬'으로 가득 한 '제국의 식탁'을 차지하며 복수와 욕망을 향해 내달리는 남자였다. 다툼도 싫고, 욕심도 없는 고수에게 이 드라마는 도전이고 고민이었다.

"도전이었어요. 제 성격과도 다르고, 그동안 해왔던 작품과도 다른 지점에 있는 드라마잖아요. 초반에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고민도 많았습니다. 이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촬영 내내 궁금했어요."

'욕심', '욕망이라는 단어는 고수의 '사전' 없었다. 태주를 만난 지금 그는 "사람은 누구나 변하죠"라며 웃는다. 캐릭터를 구축하던 드라마 초반엔 괴리감에 고민이 쌓였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고수의 눈엔 언제든 제국을 집어삼킬 욕망이 채워졌다.

"보통의 배우들이 캐릭터를 잡을 때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밖에서 찾는 사람들도 있죠. 저 역시 늘 시행착오의 과정이지만, 다른 데보다 내 안에서 찾는 것이 더 빠른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나에 대해 더 알게 되는 과정이었어요."

고수에게도 일생일대 가장 큰 욕심을 냈던 일도 있었다. 어린 시절 어머니에게 자전거를 사달라고 조른 일이었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그렇게 집착하며 떼를 부린 적은 없다고 한다. 아들의 생떼에 어머니도 '항복'. 자전거를 받아들고 어린 고수는 해가 질 때까지 한 곳을 향해 달렸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소박했던 '아이의 욕망'으로 적힌 고수의 유년시절은 장태주를 만나며 새로이 읽힌 기억이 됐다. 하지만 의문은 있었다. "판자촌에서 태어난 인물이 한 제국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 수없이 의문부호가 찍혔다. 욕망을 향해 달리는 기관차였던 동시에, 지난 90년대에 스러진 수많은 개미들을 대변했던 캐릭터, 극단의 지점에 섰고 선악의 경계도 모호했다. 그럴 때에도 고수는 "주인공은 반드시 선해야 할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악이 공존하는데, 어느 한 면만 가져야 한다는 것이 고정관념 아닐까"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배우를 벗은 인간 고수는 "태주가 사람들의 본보기가 돼선 안된다"고 말한다.

식탁 가득 차려졌던 말의 향연도 잠재우고, 왕위쟁탈전을 향한 질주도 멈춘 고수는 지난 두 달을 이렇게 떠올렸다.

"늘 질문에 답을 구하면서 사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은 스스로 연기에 대해 던진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찾은 작품이에요. 연기라는 건 정답이 없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지금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런 고수에게 어떤 배우의 길을 가고 싶냐 물으니, 다시 장태주가 됐다.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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