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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한류, 시작에 불과하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총장 입력 2013.09.03. 10:11 수정 2013.09.0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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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도서전의 하나로 손꼽히며 아시아 최대 도서전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베이징 도서전에 와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은 스마트폰으로 작성하고 일일 무제한 데이터 로밍을 통해 전송할 예정이다. 몇 년 전에 해외도서전에 왔다가 한국으로 문서파일을 전송하기 위해 인터넷이 가능한 곳을 2시간 넘게 찾아다녔던 기억을 떠올리면 IT와 통신기술의 발전은 '눈부시다'라는 표현 그 이상이다.

올해 20회를 맞이한 베이징도서전은 75개국 2천여 개 출판사와 전자책 관련 기업들이 참가했다. 오는 10월에 65회를 맞이하고 100여국 7천여개 기업이 참가하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엔 미치지 못하지만, 50회를 맞은 볼로냐아동도서전과 42회를 맞은 런던도서전의 규모는 이미 뛰어넘고 있다.

아시아에서 거의 같은 기간에 도서전을 시작한 일본과 한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크다. 올해 도쿄국제도서전(20회)엔 40개국 1천여 개 출판사, 서울국제도서전(19회)엔 25개국 600여 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총장

베이징도서전은 북경 신 국제전시장 8개홀 24만6천Sqm 전시면적 중 E1, E2, W1, W2 등 총 4개 홀에서 개최됐다. 중국국제전람센터는 프랑크푸르트 메세 전시장보다 규모는 작아보였지만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국의 킨텍스와 엇비슷하거나 조금 더 커보였다. 전시장 구조는 이탈리아 볼로냐 전시장과 비슷해 이를 모방한 느낌이 들었다.

세계 도서전 중 두번째로 크고,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을 거머진 베이징도서전은 올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는 출판미디어그룹 통폐합을 진행하고, 올드 미디어 콘텐츠와 IT기술과 융합을 촉진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전시에는 대형화된 출판미디어그룹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그들은 부스 전면에 '대형화, 국제화'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이들의 구호가 허장성세만은 아니었다. 대형화되고 있는 출판미디어그룹들의 연매출은 작은 곳이 우리나라 돈으로 몇 천 억원에 달하고, 일정 규모에 달하는 곳은 기본이 몇 조원에 달했다. 동행한 국내 전자책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 출판미디어그룹들을 만나고 나서 입이 벌어지곤 했다.

이번 베이징도서전에 참가한 우리 전자책 기업들은 중호문화미디어유한공사, 유페이퍼, 바로북, 퍼블스튜디오, 국고, 자연사연구소, 리드컴, 줌애드, 모든인쇄문화사, 이화, 에이스기획, 디자인존, 와이팩토리, 스마트지니, AXA소프트, 워터비어소프트 등 16개사다.

또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대전전자출판협회, 경기콘텐츠진흥원, 배재대RIS사업단이 중국 기업과의 주선, 전시부스 비용 지원, 향후 성과의 연계성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했다. 참사 기업 규모나 지원체계는 역대 해외도서전 중에 최다 규모다.

규모만 큰게 아니라 멀티미디어동화, 교육, 성형, 장르문학 등 다양한 콘텐츠, 멀티미디어 앱북제작솔루션, 오픈미켓 유통플랫폼, 융복합 단말기 등 중국 현지에 맞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품목을 선정하여 나왔기 때문에 의미있는 성과도 풍성했다.

아이씨에스비는 올해 4월에 설립된 중국 현지법인 중호문화미디유한공사를 통해 신화출판그룹, 즈공, 인민문학 등과의 설루션과 제작기술을, 유페이퍼는 UPAPER중국 유통플랫폼 오픈, 바로북은 한국의 장르소설을 중국시장에 유통할 수 있는 발판을, 자연사연구소 등 대전전자출판협회 소속 기업들은 인민교육출판사 참고서 공동제작, 산서성출판사 전자출판 및 사업화, 중국 스마트 TV제작사 콘텐츠 판매, 미국 kids Education PAD사 콘텐츠 판매, 중국 인터넷유아교육사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퍼블스튜디오는 폴란드의 스머프와 중국의 신화출판그룹 등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길을 텄다.

성과가 많았던 만큼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 기업들이 중국 현지에 인력을 지속적으로 파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성과를 마무리하고 확대재생산 할 수 있는 기반이 취약하다. 업체들은 하나같이 이 점을 고민하고 있다. 다행이도 유페이퍼, 바로북 등은 중호문화미디어유한공사를 통해 후속 작업을 위한 중국 기업들과의 커뮤니티와 현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지에 인력을 파견하기 어렵고, 언어 소통도 쉽지 않기 때문에 현지 법인을 활용한 현지화 작업은 매우 유용한 한중간 게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9월 2일 중국 베이징에서 철수한다. 올해 14회를 맞이하고 9월24일부터 열리는 '디지털북페스티벌2013'에서 전열을 정비한 다음,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도서전으로 출격할 예정이다. 종이책 기업들이 30% 이상의 해외 콘텐츠를 수입해왔지만, 전자책 기업들은 해외로 30% 이상 수출길을 만들어 근본적으로 작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다.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총장 alice0776@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