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버스 성폭행 사건 미성년 용의자 징역 3년형

배문규 기자 2013. 9. 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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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인권 문제를 전 세계적으로 환기한 버스 성폭행 사건의 미성년 용의자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인도 법원은 지난해 12월 뉴델리에서 여대생이 집단 성폭행으로 숨진 사건에 가담한 용의자에게 소년원에서 3년을 복역하도록 판결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살인, 강간, 강도 혐의로 기소됐으며, 사건 당시 17살이었기 때문에 소년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3년형은 양형기준상 최고형이다.

법정 밖에선 시위대가 처벌이 가볍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시위대는 이날 주먹을 쥐고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고 외쳤으며, 용의자가 이러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라면, 성인으로 볼 수 있으며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용의자는 사건 당시 17살이었지만, 지난 6월 18살이 됐기 때문에 성인으로 간주하면 사형 선고까지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인도에서 범죄 처벌 연령을 16살로 낮춰야 한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희생자의 부모는 항소할 계획이다. 희생자의 모친은 "우리는 그를 매달기 원한다"면서 "이 소년을 처벌하지 않으면 다른 청소년들이 이같은 행위를 벌이도록 부추길 수 있어 소녀들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용의자도 인도에 만연한 아동 인신매매의 희생자라며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수감되는 소년원이 교정시설이라고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청소년 교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인권활동가 바르티 알리는 "이 소년은 학교에도 가지 못했고, 아동 노동에 처했었다"며 "그가 바른 길을 걷도록 돕지 못하면 정부와 사법체계의 또다른 실패가 될 것"이라고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밝혔다.

사건을 저지른 용의자 6명은 지난해 12월16일 뉴델리에서 피해 여대생과 남자친구를 자신들이 몰고 가던 버스에 태운 뒤 여성을 수 차례 성폭행하고 거리에 버렸다가 체포돼 살인과 강간, 납치 혐의로 기소됐다. 여대생은 치료를 위해 싱가포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건 발생 13일 만에 숨졌다. 지난 3월에는 용의자 가운데 버스운전사가 수감 중에 자살하기도 했다. 현재 나머지 4명도 재판을 받고 있으며,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 사건은 인도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켜 여성 성범죄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불렀으며, 인도 의회는 집단 성폭행범의 최소 형량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등 처벌을 강화했다. 하지만 성폭행 사건이 끊이지 않으면서 여성 인권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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