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對 새누리, 이번엔 '무상보육 광고' 충돌

최경운 기자 입력 2013. 8. 22. 03:23 수정 2013. 8. 22. 12: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朴대통령 약속이니 중앙정부 부담 늘려야" 대대적 광고.. 새누리 "정부에 책임 떠넘기기.. 광고에 쓸 돈은 있나" 비난

새누리당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시 충돌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무상 보육에 들어가는 추가 재원 상당액을 국고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하자 새누리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달 발생한 노량진 배수지 사고 등의 책임 소재를 놓고 충돌했던 데 이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기 싸움 2라운드'다.

새누리당 김세연 제1사무부총장은 21일 당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박 시장이 최근 무상 보육의 책임을 정부와 국회에 떠넘기는 내용의 광고를 버스, 지하철 그리고 옥외 전광판을 통해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박 시장을 비판했다. 김 부총장은 "지하철 동영상 광고를 한 개의 지하철 역사에 내보내는 데만 420만원이 소요되는데, 지하철역과 버스에 소요되는 광고 예산을 합치면 막대한 금액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 시장이 무상 보육에 쓸 예산은 없고 이런 정치성 광고에 쓸 예산은 있다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고 국민의 혈세를 본인의 서울시장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 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20일 김현숙 · 신의진 ·류지영 등 제4정조위 소속 의원들이 "서울시의 무상 보육 책임은 박원순 시장에게 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이날부터 중앙당 사무처와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서울시의 무상 보육 관련 광고 현황 파악에 나섰다.

서울시는 지난 13일부터 350개 노선 7512대 버스 안내 방송은 물론 지하철 1~4호선 역사, 어린이집 등에 포스터와 현수막을 걸었다. 또 지하철 및 옥외 전광판 등을 이용해 '하늘이 두 쪽 나도 무상 보육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무상 보육 예산을 중앙정부와 국회가 책임지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광고에 들어간 예산은 10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부분 포스터 제작비로 버스 음성 안내나 전광판 광고 등은 공익 광고로 처리돼 돈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측은 "공익 광고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광고 내용 중 '대통령의 약속에 따라 무상 보육 범위가 전 계층으로 확대됐다'는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새누리당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은 "박 시장이 보육비 부족으로 서울시에 보육 대란이 발생할 경우 박근혜 정부 탓으로 돌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8조원 규모의 경전철 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상 보육 재원 분담을 거부하는 것은 재선을 위한 꼼수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 측은 당분간 공식 대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 앞서 박 시장을 링 위에 끌어올려 흠집 내기를 하려는 전략에 박 시장이 말려들 필요가 없다"며 "당분간 공식 대응을 하기보다 자기 정책을 밀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상 보육이 박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만큼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고, 서울시 25구(區) 가운데 22곳 이상이 무상 보육 재원 분담을 위한 추경 편성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이 외에도 새누리당이 취득세(지방세) 영구 인하를 추진하는 데 정면 반대하는 등 여러 지점에서 맞서고 있다. 이런 갈등은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점점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