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8돌-역사 조작하는 日>'위안부 역사관' 전시물 마련해야 하는데.. 지원요청에 정부도 지자체도 '나몰라라'

박천학기자 2013. 8. 14.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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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역사관' 가보니

"위안부 역사관은 일본의 만행을 고발하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구 중구 서문로 1가 골목에는 '평화와 인권을 위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이라는 건물(면적 102㎡, 지상 2층 규모)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의 아픈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고 명예회복을 위해 마련된 곳이다.

하지만 13일 오후 찾아간 이 건물에는 간판만 내걸려 있었다. 내부에는 아무런 기록물이 없었고 자원봉사 대학생 7명이 수북이 쌓여 있는 엽서, 팔찌, 쇼핑백 등을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한 대학생은 "이것을 판매해 수익금으로 각종 전시기록물을 역사관 내에 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의 위안부 역사관 건립은 2009년 12월 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1월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김순악(당시 84세) 할머니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역사관 건립에 써 달라며 5000만 원을 기부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추진위와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은 역사관 건립을 위해 대구시와 여성가족부에 수차례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대구시는 예산 사정과 정부에서 도울 일이라며 지원을 거절했고 여성부는 묵묵부답이었다는 것이다.

이같이 대구의 위안부 역사관 사업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외면받자 시민모임 등은 지난해 12월 스스로 건립하기로 하고 기금 모금에 나서 모은 1억8000만 원과 김 할머니의 유산으로 지난달 말 일본식 가옥인 '창신상회' 건물을 매입, 역사관 간판을 달았다. 이 건물은 1930년대 일제강점기에 지어졌으며 시민모임은 역사적인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사들였다.

그러나 전시물 설치와 건물 리모델링 비용(2억7000만 원)이 더 필요한 실정이다. 시민모임은 매주 토요일에 대구 동성로 일대에서 역사관 건립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인순 시민모임 사무처장은 "모금운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해 내년 8·15 광복절에는 위안부 역사관을 꼭 개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대구·경북에 26명이 있으며 이 가운데 7명만 생존해 있다.

대구 = 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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