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팬문화] '조공 알바' 스타에 억대 외제차 상납.. 팬들은 사채까지 쓴다

2013. 8. 10.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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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성폭행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안겨줬던 배우 박시후는 억대의 '조공(朝貢)'을 받았다는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팬들에게서 1억5000만원짜리 영국산 '재규어' 승용차와 1000만원 상당의 홈시어터를 선물로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 된 채 성폭행 의혹에 묻혔다.

박시후의 스캔들로 세상에 알려진 연예인 팬클럽 간 선물 공세(서포트)가 도를 넘고 있다. '서포트'란 원래 좋아하는 연예인이 생일을 맞거나 드라마 출연, 콘서트 등의 행사가 있을 때 선물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순수한 문화로 출발했다. 이때 연예인에게 주는 선물은 케이크, 도시락 정도다.

하지만 인터넷 카페 등에서 활동하는 팬클럽 사이에 경쟁이 붙으면서 미의(微意·작은 성의)를 넘어섰다. 조선시대 조공과 다름없다 해서 '조공 팬 문화'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변질됐다.

조공 품목 가운데 가장 일반적인 것은 도시락이다. 포털 검색에서 '연예인 도시락'이라고 입력하면 도시락 제조 업체 노출광고가 뜰 정도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한 연예인 전문 도시락 공급 업체에 따르면 수제 도시락 1개의 최소 가격은 3만원 정도지만 내용에 따라 개당 최고 200만원짜리도 있다. 전복, 게, 인삼, 굴비 등 최고급 식재료를 쓰고 금빛가루 등으로 장식한 상품이다. 음향기기, 가전제품 등도 인기 품목이다.

가수 JYJ 팬들은 앨범 출시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때마다 버스나 지하철에 응원 광고를 게시했다. JYJ 팬클럽 사이트엔 지금까지 수차례 1억5000여만원 상당의 광고 집행 내역을 밝히고 있다.

팬들의 비뚤어진 서포트 경쟁이 가열되면서 연예인이나 소속 기획사가 아예 노골적으로 조공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3인조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 A가 그 대표적 사례다. 그는 선물 리스트를 아예 팬들에게 공개했다. 가전제품과 컴퓨터, 홈시어터 등을 적시한 것이다. 심지어 부모 선물까지 암시하는 대목이 있어 팬들은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글귀를 담아 고가의 건강식품을 전달했다.

최근 컴백한 솔로 가수 B는 작년에 작업실을 얻는 과정에서 '생일선물' 명목으로 팬들에게서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음향장비를 받았다. 리스트를 작성해 팬들 간에 선물 목록이 겹치지 않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그는 혼자 사는 집 가구도 이 같은 방식으로 채웠다.

걸그룹 등 일부 여자 연예인들은 명품 구두, 가방, 반지 등을 선물받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랑하기도 한다.

이처럼 고가의 조공문화가 형성되다 보니 팬들은 사채를 끌어쓰고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충당하는 소위 '조공 알바'까지 하고 있다. 사채를 쓰다 이자를 감당 못해 부모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는 이현주(가명·24·여)씨는 "경쟁 카페에 지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 그랬었다"며 후회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곽금주 교수(심리학)는 "이는 일종의 '쾌락'에 가까운 심리"라며 "애정을 물질로 환산해 자신을 스타에게 어필하겠다는 심리는 경쟁을 낳고 이는 결국 건강하지 못한 팬문화를 형성한다"고 지적했다. 연예 기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 안효진 팀장은 "팬들의 과한 선물은 곤란하다"며 "도를 넘은 선물은 기획사 차원에서 돌려보내고 좋은 곳에 기부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

"JYJ 팬 소송 비용 모금" 관련 정정보도

지난 8월 10일자 6면 "고가 선물은 인기 척도… '오빠'가 품목 지정하기도" 제하의 기사에서 JYJ 팬 한명이 악플러 고소비용 모금액 수백만원을 들고 달아났다고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기에 바로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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