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도시' 최무성 "정녕 사파리 매력 아시겠습니까?"(인터뷰)

황소영 2013. 7. 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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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황소영 기자] "내 이름? 최무성이라고 합니다. 아시겠습니까? '무정도시' 사파리 아저씨 문덕배입니다."

배우 최무성은 JTBC 월화드라마 '무정도시'를 통해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아시겠습니까?'라는 유행어 역시 더불어 인기몰이다. 들으면 들을수록 묘하게 빠져드는 쫀득한 대사는 절로 따라하게 만든다. 그것이 최무성표 문덕배다.

최무성은 극 중 마약 집단의 실력자이자 돈과 권력의 힘 앞에 쉽게 흔들리는 남자 문덕배 역을 맡았다. 자신에게 득이 된다면 언제라도 자신이 몸답고 있는 조직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인물이지만, 시현(정경호)과 진숙(김유미)을 향한 마음만큼은 진심이다. 반전을 거듭하는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응을 떠나서 사파리라는 캐릭터가 입체감이 있어서 표현을 잘하면 어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보다 잘 됐다. 소소하게 JTBC 일일시트콤 '청담동 살아요' 하면서 날 좋아하는 분들이 생겼는데 '무정도시' 덕분에 젊은 층에서 관심이 많이 생겼다. 기쁘다.(웃음)"

◈ 문덕배, 양면성 강한 사람

문덕배는 방송 초반 부산 마약조직 조회장의 지시를 받고 시현을 제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물론 번번이 시현에게 당했지만, 그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돼 있던 상황. 기회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문덕배의 눈빛은 흔들렸고, 그를 제거하지 못했다. 대체 문덕배는 어떤 사람일까?

"덕배는 생존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인 것 같지만 양면성이 강하다. 한쪽으로 쏠리기 마련인데 균형 있게 움직인다. 살기는 해야 하는데 놔 버리고 싶은 부분도 있다. 모범적으로 살아야 하는 욕구도 있다. 이 사이에서 자꾸 충돌한다. 사파리는 죽음의 위기에 놓였을 때 덜 진지하다. 진짜가 아니라는 느낌을 준다. 가면을 어느 정도 얹혀놓고 있다. 이 점이 매력 있다."

사실 최무성은 '무정도시'를 위해 다이어트를 감행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 무려 13kg이나 줄였다. 하지만 오히려 작품 몰입도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다시 찌우게 됐다.

"몸무게가 원래 84kg이었는데 이번 작품 때문에 71kg까지 감량했다. 극 중 정경호나 윤현민이 샤프하게 나온다. 그 인물들에 비해 사파리는 나이가 좀 더 많다. 그래서 이정효 PD가 '살을 뺄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하더라. 그래서 전부 다는 아니었지만, 일부 찌웠다."

◈ 정경호, 김유미 철저한 준비에 놀랐다

최무성은 '무정도시' 속 김유미를 짝사랑하는 문덕배다. 전형적인 멜로라인이다. 누구보다 김유미와 붙는 장면이 많았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정경호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최무성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철저한 준비를 해오는 정경호와 김유미에게 놀랐다고 밝혔다.

"정경호와 김유미는 준비가 철저하더라. 이 신에서, 이 역할에서, 어떤 옷을 입는 게 좋고,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발전시키는 게 좋을지 고민해서 준비했다. 그 역할에 대해 모든 걸 관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점은 내가 확실히 배울 점이다."

그는 '무정도시'를 통해 배운 점이 또 하나 있다. 무술감독한테 들은 이야기를 잊을래야 잊을 수 없다는 최무성. "무술감독님이 무기를 이용한 액션신에서 감정을 표현하는데 더 집중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조언했다. 무기에 캐릭터의 성격을 담는 걸 고려하라는 것이었다. 이것은 내가 무심코 넘겼던 부분이다. 마음 속 깊이 새겼다."

◈ 사파리 아저씨, 연기점수는 몇 점?

최무성표 문덕배 연기를 보고 있다 보면 깜짝 깜짝 놀란다.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섬세한 표정연기와 눈빛연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멘탈붕괴하게 만들었다. 특히 최무성의 정체가 경찰이 심어놓은 언더커버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충격은 가히 컸다.

"사파리 연기하면서 정말 재미있게 했다. 개인적으로 잘 나왔다고 생각한 신은 민 국장(손창민)에게 총 들이댔을 때 등장한 회상 장면이다. 멀리 있는 다리를 보고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시현이에게 언젠가 경찰이라고 이야기할 순간이 올까 싶습니다'라고 말하던 신이다. 대본을 보게 되면 어느 정도 계산에 들어간다. 그것조차도 본능인데 그날 그 신에서는 계산한대로 연기했지만, 인물의 안타까움이 잘 묻어났다. 음악도 잘 붙었다. 비교적 유연하게 넘어간 것 같다."

그렇다면 스스로의 연기점수는 자체적으로 몇 점을 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최무성은 이 같은 질문에 "점수를 못 매긴다"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살인마 연기 같이 센 연기를 하면 평가를 내리기가 쉽다. 하지만 종종 평이 나뉘는 경우가 있다. 좋다는 사람이 있는데, 싫다는 사람도 있다. 그 사이는 혼란스럽다. 과연 이게 잘 한 건지 못한 건지. 그래서 난 내 자신에게 평가를 안 내린다. 나중에 우스워지더라. 내가 자부심을 느꼈는데 어느 순간 부끄러워 질 때가 있다. 그래서 매 신 연기를 할 때 이 인물을 관통하고, 후회가 없었나, 알고 했나, 잘 안 풀려서 대충 넘어 갔나 이런 걸 따진다. 연기란 건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들다."

최무성에게 '무정도시'는 입체감이 큰 역할을 소화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드라마는 떠나가지만, 그의 만족감은 누구보다 컸다. 게다가 그에게 유행어까지 안겨준 드라마가 아닌가.

"덕배의 유행어는 '~아시겠습니까?'다. 캐릭터에 맞춰서 작가님이 만들어준 거다. 많은 분들이 따라해 주셔서 기쁘다. 자주 등장해서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더욱 섬세하게 신경 써야 했던 부분이다. 이제 덕배와 이별이다. 곧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다. 잊지 마시고 기다리시길. 아시겠습니까?"

황소영 기자 soyoung920@tvreport.co.kr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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