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기 투신 사진 보도한 언론사는 정당한가

2013. 7. 2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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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동수 기자]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26일 오후 한강에 투신했습니다. 그런데 투신 현장에 KBS 카메라 기자를 포함한 3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자 일부 언론과 누리꾼들은 '자살 방조'라고 비판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성재기 투신장면 버젓이 촬영 '자살방조' 논란> 제목 기사에서 "성재기(46) 남성연대 대표가 자신이 예고한 대로 26일 한강에 투신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 남성연대 회원과 방송사 카메라 기자 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자살 방조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도덕적 비난과 더불어 '자살 방조' 논란을 둘러싼 법적인 시비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자살방조죄는 예컨대 독약으로 자살하겠다는 사람에게 독약을 사다 주는 등 자살을 적극적으로 도운 점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른 언론도 비슷합니다.

성재기 한강 투신..남성연대 회원 등 '자살 방조 논란'-<SBSCNBC>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한강 투신…자살 방조 논란-<TV조선>남성연대 대표 예고대로 한강 투신..자살방조 논란-<MBN>'성재기 투신' 말리지 않고 촬영 방송사 '자살 방조'-<한겨레>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예고한 대로 '한강 투신'-<MBC뉴스>성재기 남성연대 대표 '자살 방조' 논란-<SBS>성재기 투신 촬영한 KBS "두 차례나 신고, 자살방조 아냐"-<오마이스타>

누리꾼들도 비슷합니다. @ocea******는 "자살 퍼포먼스와 자살 방조. 하나같이 제정신이 아님"이라고 질타했습니다. @Lot****도 "성재기 대표가 정말 사망했다면, 투신 포스팅을 보고도 말리기는 커녕 조롱하고 비아냥 댄 모든 이들이 자살 방조 책임에서 광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seoj*** 역시 "구조대원들이 성재기씨 꼭 구조하기를 바라며 경찰은 투신(자살) 방조하며 현장에서 함께 촬영했던 남성연대 관계자 등을 수사 해야 할 듯!"이라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과연 '자살방조'만 문제일까요? 대부분 언론들이 성재기 대표 투신 장면을 찍으면서 말리지 않은 것을 비판하면서 한 누리꾼이 올린 성 대표 투신 장면을 찍은 사진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자살방조는 잘못이고, 투신 장면은 그대로 보도해도 문제 없는 것일까요? 물론 <오마이스타>처럼 성재기 대표 투신 기사와 '자살방조' 비판을 받고 KBS 해명을 보도하면서 투신장면을 담은 사진은 보도하지 않은 언론도 있습니다.

얼마 전 경기도 용인에서 일어난 성폭행 후 살인사건 과정을 <동아일보>는 거의 '생중계'하듯 보도했습니다. 그 기사를 보면서 신문도 이제는 '19금'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뜩했습니다.

이제는 언론들이 사람이 투신하는 장면까지 실시간으로 보도합니다. 그러면서 해당 언론사 기자와 주위 사람들이 자살방조를 했다고 비판합니다. 자살방조만 문제가 아니라 투신 장면을 그대로 보도한 것도 비판받아야 합니다. 갈수록 언론이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자살방조와 떨어지는 모습까지 보도합니다.

유명한 사람들이 자살을 하면 따라 자살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이런 일 때문에 외국은 유명한 사람들 자살을 상세히 보도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스스로 투신하는 장면도 보도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게 언론윤리입니다. 아이들이 보고 있습니다.

한편 자살방조 논란에 휩싸인 KBS는 누리집을 통해 "KBS 취재진은 사전 사후 두 차례나 구조신고를 했고, 인명구조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습니다. KBS는 "KBS 취재진은 취재보다도 인명구조가 우선이라는 생각에 오후 3시 7분 경찰과 수난구조대에 1차 구조신고를 했고, 성 대표가 마포대교 난간에서 뛰어내린 직후 수난구조대에 2차 구조신고를 했다"며 "인터넷에 유포된 사진은 KBS 취재진이 사건현장에 막 도착했을 당시의 모습으로 정황상 구조에 나설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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