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먹으면 "피임약이야?" 입맛없다면 "임신이냐?"

고서정기자 2013. 7. 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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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性희롱 갈수록 는다

성희롱에 대한 예방교육이 강화되고 처벌수위도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관련 진정건수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여성 A 씨는 입사 이후 줄곧 직장상사 B 씨의 성희롱 발언에 시달렸다. 컴퓨터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고 있으면 "야동(야한 동영상) 봐? 야동 좀 그만봐"라고 말하는 것은 예사고 몸에 힘이 없거나 입맛이 없다고 하면 "임신 아니냐"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나이를 물은 뒤 "(성)경험도 없느냐, 천연기념물이다"는 발언을 하는가 하면 약을 먹으면 "피임약이냐"고 묻는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견디다 못한 A 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B 씨에게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하고 해당 회사 대표에게는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 등 재발방지책 마련을 권고했다.

취업을 위해 직업전문학교에서 훈련을 받던 C 씨는 해당 학교장으로부터 밤늦은 시간에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받았다. C 씨가 받은 문자 내용은 "같이 맥주를 마시고 싶은데 답장을 달라", "답 안 주면 나 정말 삐친다" 등이었다. 고민 끝에 C 씨는 인권위에 진정을 냈고 인권위는 C 씨가 직업훈련을 받는 훈련생 상태에서 학교장으로부터 이 같은 문자를 받은데 대해 업무연관성이 있는 성희롱으로 판단했다.

18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된 성희롱 관련 진정건수는 232건에 달해 지난 2008년의 152건에 비해 52.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희롱 관련 진정건수는 2009년 173건, 2010년 212건, 2011년 217건 등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올들어서도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모두 78건의 진정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여성노동자회에 접수된 직장내 성희롱 관련 상담 역시 354건에 달해 2002년 237건에 비해 10년 새 49.4% 증가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고질적인 직장내 성희롱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교육 횟수를 늘리고 단기 교육에도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등 성희롱 교육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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