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 아내 구하려다 남편이..
신혼 5개월 만에 다슬기 잡다가 참변
(순천=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물에 빠져 정신없이 소리를 지르는데 손이 불쑥 들어와 저를 밀쳤어요."
지난 2월 네팔에서 시집온 D(31·여)씨는 17일 오후 2시 30분께 전남 순천시 황전면 황전천에서 남편과 다슬기를 잡다가 갑자기 깊어진 물에 빠졌다.
수영을 못하는 D씨는 온몸으로 발버둥치며 소리를 질렀다.
D씨와 조금 떨어진 옆에서 물속에 머리를 박고 다슬기를 잡고 있던 남편 김모(38)씨는 이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물속에 몸을 던졌다.
능숙하진 않았지만 수영을 곧잘 하던 김씨는 부인을 가까스로 밀쳐내고 자신은 지쳐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이 장면을 다리 위에서 목격한 한 주민은 뛰어내려 가 D씨를 끌어올렸다.
그러고는 김씨를 찾았지만 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D씨를 구한 주민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119구조대와 경찰은 1시간 40여분이 지난 후 사고현장에서 30m 떨어진 곳에서 물에 빠져 숨진 김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평소 효심이 지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3남 중 막내였지만 서울로 떠난 형님들을 대신해 부모를 부양했다.
다만 나이 들도록 장가를 못간 게 불효라면 불효였다.
그런 김씨는 지난해 10월 네팔 여성 D씨와 네팔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D씨를 올해 2월 고향인 순천 황전면으로 데려온 뒤 김씨는 더 열심히 살았다.
이날도 오전에는 고추밭에서 일하고 주문 들어온 다슬기 30㎏을 잡기 위해 오후에는 부인의 손을 잡고 섬진강 수계에 속하는 황전천을 찾았다.
손톱보다 작은 다슬기로 30㎏을 채워야 하는 주문량을 맞추려고 김씨는 허리 펴볼 틈도 없이 물속을 뒤지다가 물에 빠진 부인을 구한 뒤 물살에 휩쓸렸다.
시집온 지 다섯달 정도밖에 안 된 네팔 신부는 익숙지 않은 한국말로 "남편이 저를 구해줬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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