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노조원 패도 돼요?" "개값 물어주지" 발레오만도 사측 막말

박철응 기자 2013. 7. 1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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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봉 사장·간부, 노동자 비하하며 폭행 용인하듯 대화막말 다음날 농약 살포도.. 노조,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

2010년 98일간의 직장폐쇄·대량해고 사태를 겪었던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발레오만도) 사장이 노조 조합원들에 대한 폭행을 용인하듯 말하고 그 손해배상을 '개값'으로 표현해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들이 15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과 인권침해 진정을 내면서 함께 제출한 동영상을 보면, 한 회사 간부가 강기봉 발레오만도 사장에게 "제가 패도 돼요? 개값 물어주실래요"라고 묻고 강 사장은 "개값이야 언제든 물어주지"라고 답한 내용이 담겨 있다.

앞서 간부가 "노조에서 간부들을 (사진) 찍어요. 패려고요. 패고 욕하고 그래야 되겠어요"라고 말하자 강 사장은 폭행을 용인하는 것처럼 "맞지는 마라"라고 답했다. 그리고 '개값' 대화로 이어진 것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을 개로 비유하면서 폭행해 손해배상을 당하게 되면 그 비용을 강 사장이 물어주겠다고 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동영상은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벌인 지난 10일 사장실에서 촬영됐고 11일 노조가 회사 측 용역들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입수해 드러났다. 노조는 금속노조 경주지부 조합원들이 회사에 지원방문 온 장면을 용역들이 사장실에서 촬영하는 도중에 강 사장과 간부의 발언이 녹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가 입수한 동영상 중에는 지난 9일 회사 측 용역들이 "차라리 기자를 패버릴까. 못 들어가게"라고 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강 사장의 '개값' 발언 다음날인 11일에는 사측의 농약 살포로 갈등이 심화됐다. 노조 사무실 건물 앞 잔디밭에 있던 조합원들과 회사 측 직원·용역 등이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사측이 농약을 살포해 5명의 조합원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배재식 노조 사무장은 "사측이 조합원들을 끌어내기 위해 일부러 잔디밭에 농약을 살포하려 했고 이를 말리던 조합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농약을 뿌렸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 측의 봉쇄를 뚫고 지난 9일부터 노조 사무실에 들어갔으나 회사는 단전·단수·화장실 폐쇄 등으로 대응했다"면서 "지난 3월 노조방해 활동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했는데도 회사 측이 노조 사무실 출입을 막으며 폭력까지 행사하고 있으나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런 이유로 강 사장과 포항고용노동지청장, 경주경찰서장 등을 상대로 인권위 진정을 제기했다.

김태욱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발레오만도 사업장은 현재 법원 판결조차 무시되는 무법천지"라면서 "폭력 행사는 물론 단전과 단수 조치도 형법상 범죄에 해당하므로 인권위가 적극적으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레오만도는 자동차부품 회사로 한라그룹 계열이던 만도기계가 전신이다. 1999년 프랑스에 본사를 둔 발레오로 넘어갔으며 2010년에는 노사 대립으로 98일간의 직장폐쇄와 대량해고 사태를 겪었다.

강 사장은 "하루에도 수천마디의 대화를 하다보니 '개값'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비디오 카메라를 노조가 탈취했다는 것부터 잘못"이라며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출입대장 기재조차 거부하기 때문에 막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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