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성추행교장들 '홀몸 여성'만 골라 몹쓸짓

배명재 기자 2013. 7. 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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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에 연루된 전남지역 교장 2명(7월10일자 경향신문 16면)은 혼자 사는 학부모와 미혼인 여교사를 대상으로 몹쓸 짓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여성 중에서도 '더욱 형편이 어려운 약자'를 겨냥했다는 파렴치성 시비까지 일고 있다.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반교육적 인사 학교장 퇴출을 위한 대책회의'까지 조직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은 광양 지역 ㄱ교장(62)이 지난 1월 여교사 3명과 30대 초반 나이의 학부모에게 '야동'을 보낸 것으로 확인했다. 교장이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휴대전화를 알 수 있는 일이지만, 평소 만남도, 알려준 적도 없는 학부모 휴대전화 번호를 어떻게 알고 있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학부모는 홀로 초등생 아동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이 학부모는 학부모회 등 학교 공식모임에도 참가하지 않은 분으로, 혼자 어렵게 아이를 보살피며 살고 있다"면서 "담임교사만 갖고 있는 학부모 휴대번호를 알고 있었다는데 대해 의문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15일부터 광양교육지원청 앞에서 '성추문 교장 퇴출'을 위한 1인 시위를 열기로 했다. 대책회의는 12일 성명을 내고 "ㄱ교장은 전임지인 여수지역 초등학교에서도 성관련 민원이 제기됐던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도 교육 당국에서 적절한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어 부적격자 퇴출운동을 펴게 됐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전교조 광양초등지회, 전교조 전남지부, 참교육학부모회, 광양교육희망연대가 참여하고 있다.

ㄱ교장과 함께 감사대상에 올라 견책처분을 받은 함평지역 ㄴ교장(57)의 1년 계약직 여교사(37) 성추행 사건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ㄴ교장은 미혼인 여교사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오히려 교직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대수롭지 않은 일에 과민하게 반응한다"며 면박을 주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계에서는 계약직 교사 임용권을 가진 교장이 우월한 지위를 악용해 사회적 약자를 괴롭혔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남도교육청은 ㄴ교장에게 견책처분을 내려 현재까지 교장 지위를 지키고 있다.

김소영 전남도의원은 "지난해 모 교육장이 부적절한 일로 목포지역 교장으로 전보된 것을 보고 교장들이 배우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됐다"면서 "학생들한테 성교육을 하기 이전에 학교장 성교육을 먼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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