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충돌 30초前 관제사 바뀌어.. 고도 낮아져도 '속수무책'

입력 2013.07.11. 19:03 수정 2013.07.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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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관제 시스템 도마에

아시아나 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 과정에서 현지 공항의 관제 시스템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관제탑은 비행기가 '최소 안전고도'를 벗어나 활주로에 진입하면 자동경보시스템이 작동해 조종사에게 이를 알려줘야 하지만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사는 관제탑으로부터 어떠한 경고도 받지 못했다. 또 충돌 30여초 전 관제사가 바뀌면서 사고 항공기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됐다. 이에 따라 '오토 스로틀(자동출력제어장치)'에 이어 부실한 현지 관제 시스템도 이번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11일 국토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기는 목적지 공항 12∼16마일(19.2∼25.6㎞) 전방에 설정된 최종 접근로에 도달하면 관제탑의 지시를 받으면서 운항하게 된다. 이때 관제사는 조종사에게 날씨와 항로, 고도 등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관제사는 비행기가 공항 4∼5마일로 근접하면 조종사에게 착륙을 요구하고, 조종사는 정해진 속도와 고도에 맞춰 활주로에 접근한다. 대부분의 관제탑에는 레이더 화면과 연결된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어 항공기의 위치와 속도, 방향 등이 뜨게 된다.

만약 비행기가 활주로에 접근하면서 최소안전고도를 벗어나면 '앰소(MSAW·minimum safe altitude warning)'가 울려 관제사는 조종사에게 경고를 하게 된다. 항공기도 이 같은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고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가 떨어지자 충돌 4초 전 '스틱 셰이커(stick shaker)' 경보가 울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공항 관제탑은 사고기가 급격히 고도가 떨어지고 있었지만 어떠한 경고도 보내지 않았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조종사들은 최소안전고도에 대해 어떠한 경고를 받은 것이 없다"고 확인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관제탑 레이더와 디스플레이 상황판이 연결됐다면 조종사에게 위험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있다"며 "인천국제공항은 항공기가 3도각으로 활주로에 접근할 때 3마일 전방에서 800피트(240m), 1마일 전방에서 500피트(150m) 이하로 들어오면 조종사에게 자동으로 경고하게 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 관제탑 관제사 교체 여부도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사고기 블랙박스의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를 분석한 결과, 공항에서 7마일 떨어진 지점에서 교신한 관제사와 충돌 직전의 관제사가 다른 사람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고도가 낮고 충돌 우려가 있다는 경보를 제때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대목이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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