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목들' 김가은 "데뷔 4년, 욕설 한방으로 '빵'떴죠"(인터뷰)
[TV리포트=문지연 기자] "이런 씨X 삐~개XX 삐~삐~"대사 반 이상이 '삐~' 소리로 처리되는 이 배우의 열연에 이상하게도 인상이 찌푸려지기는커녕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박혜련 극본, 조수원 연출, 이하 너목들)에 고성빈 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김가은(24) 이야기다.
◆"벌써 데뷔 4년차, 욕설연기로 떴죠"
연일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로 '김가은 욕설'이 오르내릴 만큼 이미 '너목들' 속 김가은의 욕설연기는 시청자들에 깊게 각인돼 있다. 입만 열면 자연스럽고 찰진 욕설이 흘러나오는 그녀는 실제로도 얌전하지 않은 편이라고.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봐주시는 거 같아요. 시원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요즘 고등학생들의 대화에는 욕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잖아요. 저도 안 어색해 보이도록 비슷하게 하고 있어요. 실제 성격이 얌전했다면 자연스럽게 하지 못했을 거예요. 성빈이랑 저는 비슷한 점이 많은 거 같아요. 고등학생 때 날라리는 아니었지만 활발하고 솔직한 성격이었어요."
김가은의 욕설 연기는 사실 '너목들' 오디션 때부터 빛을 발했다. 조수원 감독 앞에서 오디션을 봐야했던 그는 대본을 받아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단다. 대본에 욕설을 의미하는 'XX'만 가득했기 때문.
"성빈이 오디션 대사에는 XX밖에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오디션 도중 욕하는게 무례가 아닐 거 같다는 생각을하고는 '정말 해보자'는 생각에 'XX'를 제 스스로 욕설로 바꿔 오디션 도중 진짜 욕을 했죠. 대본 연습 때도 XX를 다 욕으로 했더니 처음 뵙는 선배들도 욕 잘한다고 웃으며 칭찬해 주시더라고요. 하하"
◆"신인상? 후보에만 올라도 행복할 거 같아요"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가은은 벌써 데뷔 4년차 배우다. 하지만 그동안은 누군가의 동생, 친구 역할로 시청자들을 많이 찾았다고. 때문에 낮은 인지도로 마음 고생도 심했다고 밝혔다.
"데뷔한 지 4년이 됐는데도 사람들이 알아봐 주시지도 않았죠. 그러다 보니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어요. 당시엔 조금씩 천천히 나아가 보자고 생각했었죠. 이제는 좀 욕심이 생겨요. 예전엔 친구, 동생 역할만 했으니 '이정도만 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역할에도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학생역할은 많이 해봤으니 이제 악역도 청순가련 여주인공도 해보고 싶어요."
욕심도 부릴 수 없던 이 배우는 이제 드라마 속 '미친존재감'에 손꼽히는 배우가 됐다. 매회 욕설연기 뿐만 아니라 주인공인 박수하(이종석)와 장혜성(이보영)의 사랑을 지지하며 눈물을 머금고 물러나는 모습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성빈이 역할은 욕심이 났어요. 캐릭터를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었잖아요. 부담감에 레슨도 다니고 투자도 많이 했죠. 지금은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많이 알아봐 주시니 감회도 새롭고 신기해요. 지난번엔 식당에서 만난 어린 친구들이 알아보고 먼저 다가와 주더라고요."
주위에서는 심심치않게 김가은의 신인상 수상을 점치는 이들이 늘어났다. 뚜렷한 연기 캐릭터와 통통튀는 감초 역할로 '너목들' 속 존재감을 자랑하는 그녀에 신인상은 이미 넘보지 못할 영역이 아니게 됐다. 하지만 그녀는 조심스러운 반응이었다.
"후보에 오르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아요. SBS 공채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상에 대한 부담감이 좀 있었어요. 공채 시절엔 시상식에 자리를 채우러 갔었죠. 그땐 '저기에 설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엔 초청받아 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소름끼치는 악역, 여자 민준국 역할도 OK"
4년차 여배우 김가은은 지금껏 해온 역할보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 더 많다. 그만큼 연기에 애정이 깊어 보였다. 연극에 뮤지컬, 영화까지 그녀가 내다보고 있는 미래는 이보다 더 밝았다.
"더 열심히 해서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도전을 못해본 것도 많고 해보지 않은 것도 많아서 공연도 뮤지컬도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청순가련한 역할도 해보고 싶고 센 역할도 해보고 싶죠. 4차원 역할도 좋을 거 같아요. 사연이 있는 악역이 좋아요. 영화 속에서 여자 민준국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죠."
SBS '내사랑 나비부인'부터 '장옥정, 사랑에 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까지 쉼없는 2013 상반기를 달려온 김가은에 별점을 물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준 별점은 별 네 개 반.
"작품을 쉬지 않고 했어요. 작은 역할이었지만 쉴 틈없이 달렸죠. 그렇게 달렸기 때문에 좋은 역할로 인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하반기에 한 작품을 더 할 예정이에요. 그렇게 된다면 별 다섯 개가 완성되겠죠?"
문지연 기자 annbeb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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