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여학생들, 직접 찍은 '음란동영상' SNS 거래
초·중·고교 여학생들이 5000~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받는 대가로 자신의 알몸 동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아동음란물 유통업자에게 넘겨준 사례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또 초등학생이 개설한 음란사진 공유 카페에 성인 수천명이 회원으로 가입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9일 카카오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동음란물을 주고받은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김모씨(52)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영상물 105개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씨 등이 사용했던 SNS 회사 서버를 압수해 음란물 1479개를 찾아냈다. 경찰은 "압수한 음란물의 상당수가 국내 초·중·고교 여학생이 알몸 상태에서 1~5분간 자위행위를 하는 장면"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교복을 입은 채 동영상을 찍거나 얼굴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우도 있다"며 "동영상에 등장하는 여학생들이 직접 촬영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SNS에서는 '문상(문화상품권)을 줄 테니 알몸 영상을 보내달라'는 글과 '문상을 주면 원하는 영상을 찍어 보내겠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음란물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수사관이 '문화상품권 1만원을 주겠다'는 글을 남기자 곧바로 한 여학생이 직접 찍은 음란물을 전송했을 정도로 청소년들 사이에 동영상 거래가 확산돼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영상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문화상품권의 고유 일련번호인 '식별 번호'를 SNS로 보내주면, 청소년들이 확인한 뒤 영상을 보내는 방식으로 음란물이 유통됐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문화상품권 식별번호만 있으면 쇼핑과 게임 아이템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경찰은 "이렇게 만들어진 음란 동영상이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됐고, 김씨 등은 이런 동영상을 타인과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에서 초등학교 6학년생이 만든 음란사진 공유 카페에 성인 수천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송모군(12)이 지난 3월 부모 명의로 인터넷에 음란물 카페를 만들어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 53명의 얼굴 사진에 성인 음란물을 합성한 사진 600여장을 게시했다"며 "이 카페는 석달 만에 회원수가 4367명으로 늘었고, 회원의 40%가 20대 이상 성인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송군 이외에도 음란사진을 공유하는 카페 3개를 만든 청소년 4명과 SNS에 아동음란물을 유포한 청소년 3명도 적발해 보호자에게 범죄사실을 통보하고 전문기관에 위탁해 성교육을 받도록 했다. 국승인 광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청소년들이 별다른 죄의식 없이 문화상품권을 대가로 음란물을 찍거나 음란카페를 운영했다"며 "스스로 음란영상물을 촬영해 유포하면 아동음란물 제작과 유통으로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광주 |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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