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혹시 일베에 광고를 하고 있습니까?

2013. 7. 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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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광고 노출 인지해 철회, 지난달에 이어 두번째… 광고 게재 항의도 쏟아져

[미디어오늘 이재진 기자]

울진군과 대한요트협회가 자신도 모르게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이트(일베)에 광고가 올려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광고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일베는 지난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해 논란이 일면서 광고주들이 광고를 자발적으로 중단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후 일베는 지난 7월 2일부터 '광고센터'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광고를 게재하고 있다.

광고 게재 형식은 광고주들의 자율적인 배팅을 통해 스카이배너 18개 광고 자리의 위치를 선정해서 광고 문구와 사진을 노출하는 식이다.

8일 현재 일베 사이트를 접속하면 홈페이지 메인 화면 위쪽에 6개의 배너 광고를 볼 수 있다. 6개 광고 중 '일게이들 울진가자'라는 문구가 적혀진 배너광고를 클릭하면 울진군과 대한요트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울진바람 요트축제' 포스터 광고로 연결된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이 같은 광고는 외주 제작 업체가 자체적으로 제작, 일베에 광고를 실은 것 확인돼 대회 주관사인 대한요트협회에서 부랴부랴 광고를 철회하기로 했다.

지난달 광고주가 자발적으로 광고를 철회할 당시, 고용노동부가 광고를 외부업체에 맡겨 뜻하지 않게 '일자리 창출 홈페이지'를 소개하는 광고를 노출하다가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광고를 철회한 적이 있는데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다.

울진군 측은 "우리는 일베에 이 같은 광고를 집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대한요트협회 측도 "요트축제 광고는 외주 업체에 맡긴 것이고 우리가 광고를 노출시킨 것은 아니다"며 "외주 업체 확인 결과 일베에 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확인돼 광고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한요트협회 측은 "광고 게재 사실을 전혀 몰랐는데 일베 사이트에 우리 대회가 노출되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1차 광고 중단 사태 당시에도 일베 사이트에 광고를 한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이에 광고주들은 일베 사이트의 유해성을 꼬집으며 광고를 철회한 바 있다.

광고 중단 사태를 겪은 일베 운영진은 고육책으로 자체플랫폼을 통한 광고를 받고 있는데도 광고 게재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며 광고를 철회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이다.

▲ 일베 사이트 왼쪽 상단에 울진군과 대한요트협회가 주관하는 '제1회 울진바람 요트축제' 배너 광고가 실린 모습.

지난 4일에는 옥션의 노트북 판매 한 사업자가 '가격민주화'라는 문구와 함께 유채꽃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웃고 있는 사진을 내건 광고를 게재해 논란이 됐다. 이 같은 이미지는 일베 사이트에서 '천국으로 간 노짱'이라는 제목으로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는 소재로 쓰이고 있는데 이를 차용해 광고를 게재한 것이다.

해당 광고가 노출된 후 옥션 홈페이지에는 고객의 항의글이 쏟아졌고 옥션 측은 해당 광고에 대해 이례적으로 판매중단이라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지난 4일 아이돌 그룹 '에이핑크'의 컴백을 알리는 광고가 일베 사이트에 게재돼 에이핑크 소속사와 팬클럽이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에이핑크 소속사 에이큐브 측은 에이핑크의 안티팬들이 해당 광고를 게재한 것으로 보고 운영진에 삭제를 요청했다.

일베 운영진이 자체 플랫폼을 통한 광고를 받으면서 특정 정치 성향이 반영된 광고를 노출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일베 사이트 '광고센터'는 누구든지 광고주로 참여해 경매 방식으로 높은 가격에 따라 위치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난 인터넷 매체 < 프레스바이플 > 이 "전두환이 학살한 518을 기억하라" "광주 민주화 운동"라고 적힌 배너를 만들어 비용을 내고 광고에 등록했지만 광고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일베 측은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광고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돼서 물의를 일으키다 보니 제한을 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광주민주화운동 광고에 난색을 표했던 일베 운영진은 하지만 보수 성향 언론 매체인 < 블루투데이 > 측이 "해외 종북단체(반국가단체)를 찾아라 나라사랑 EVENT"라고 홍보한 배너 광고와 박정희 대통령의 사진을 배경으로 '박통 막걸리 요리1번가"라고 적힌 광고를 노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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