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해' 뜬 맑은 하늘처럼 마음 속 '밀'려드는 감동 전해요

2013. 7. 4.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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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 '해밀'네개 장기 떼어낸 절망에 쌓인 여인그런 딸을 보물처럼 아끼는 고물장수 아버지사랑과 갈등의 감동 스토리

바야흐로 '막장 드라마' 전성시대다. 자극적인 소재와 비상식적 캐릭터의 향연에 욕을 하면서 보다 보면 어느새 매회 본방사수를 하고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나 그 드라마 봐"라고 당당하게 얘기하기엔 왠지 모르게 자신이 없어지는 아이러니까지. 하지만 욕할 대상이 사라졌기 때문일까?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왠지 허탈하다. 그래서 또 다른 '센' 드라마를 찾게 되는, 아주 고약한 중독성이 바로 막장 드라마만의 매력이자 마력(!). 그런데 왜일까. 끝나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이상하다. 이래서 TV를 바보상자라 하나 보다.

하지만 MBN 단막극 '해밀'은 조금 특별하다.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을 뜻하는 순우리말 표현인 '해밀'은 절망을 이겨낸 사람들의 희망을 그린 감동 스토리로 막장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을 달래주고자 하는 휴먼 힐링 드라마다.

제작진이 밝힌 기획 의도는 "기본으로 돌아가 좋은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것이다. 방송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절망들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6일 방송되는 제1화 '나는 고물이다' 편은 암으로 네 개의 장기를 떼어낸 한 여인과 그런 딸을 보물로 키워내고 싶었던 고물장수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사랑을 그린다. 어릴 적 무뚝뚝한 아버지 때문에 엄마를 잃었다는 상실감과 고물장수의 딸로서 받았던 상처로 아버지에 대한 원망만을 쌓아가던 딸이 우연한 계기로 아버지의 진심 어린 사랑을 깨닫게 되면서 펼쳐지는 부녀의 눈물겨운 감동 스토리.

연기파 배우 박순천과 이대로가 부녀지간으로 호흡을 맞춘다.

처음에 박순천은 여주인공 박혜숙의 굴곡진 삶이 너무 아파 '해밀' 제작진의 섭외 요청을 거절했었다. "박혜숙이란 캐릭터가 너무 아프게 다가왔어요. 힘든 캐릭터를 만나게 되면 배우들도 힘들거든요. 하지만 대본을 다시 보고 마음이 흔들렸죠."

"실은 촬영 들어가는 날 우연찮게 입술이 부르텄는데, 위, 십이지장, 직장, 신장 네 개의 장기를 모두 떼어내는 큰 수술을 한 '혜숙'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 너무 좋아서 방방 뛰었어요. 그러다 '이거 내일 나으면 어떡하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답니다."(웃음) 그는 특히 아버지와의 실타래처럼 얽힌 갈등과 오해가 풀려가는 과정의 섬세한 묘사에 대해 "더빙작업을 하면서 나도 모르게 또 젖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단막극은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다양하고 참신한 소재에 실력파 신인과 무명 배우를 발굴하고 육성한다는 점에서 존재의 이유가 분명하다.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박순천 역시 유난히 단막극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단 한 편 안에 내가 저 작품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가 다 들어있어요.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매 번 색다른 작품을 만난다는 점에서 연기에도 도움이 되죠." 박순천은 "단막극은 올곧이 내 것"이라며 "영화하는 마음으로 작품에 다가선다"고 말했다. 출연했던 작품들의 대본도 DVD도 모두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단막극을 아낀다고 했다.

그는 "완성도 있는 대본과 참신한 소재로 드라마의 다양화를 꾀하며 성장할 수 있게끔 해주는 발판이 돼준다는 점에서 단막극은 쉽게 결정하기는 어렵지만, 꼭 필요한 장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단막극은 역할 한정의 틀을 깨고 배우가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길잡이를 해주지요. 특히 신인배우와 감독에게는 미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공하죠. 단막극은 상업성이 떨어지지만 그 중요성은 상당하다고 봅니다." 그는 최근 SBS 드라마 '못난이주의보'를 즐겨 본다고 했다.

"막장이 없는 드라마라서 보기에 편했어요. 주인공이 이 시대에서 보기 힘든,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고 때로는 지나치게 솔직한 사람이기도 한데, 불행한 자신의 삶을 원망하지 않고 가족과 타인의 행복에 행복함을 느끼죠. 그 모습을 보며 저 또한 반성하게 되고요. 다 갖고도 더 배부르기 위해 서로를 짓밟고 헐뜯는 모습의 막장 드라마속 주인공들보다 어쩌면 비현실적인 캐릭터지만, 시청자들은 분명 비현실적인 남자 주인공을 통해 감동을 느끼고 치유받으며 가르침과 교훈을 얻을 겁니다.'해밀'을 통해서도 특별한 감동을 드리고 싶어요." [스타투데이 = 박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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