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무도대회> 당구 원쿠션 金 황득희 "상대 선수가 한 수 위였다"

2013. 7. 1.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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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경기를 하면서 느꼈어요. 이 선수가 나보다 한 수 위구나."

1일 제4회 2013 실내·무도(武道) 아시아 경기대회 당구 원쿠션 결승에서 보기 드문 명승부가 펼쳐졌다.

한국 당구 대표팀의 황득희(45)가 더블 스코어 차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7이닝까지 43-85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관중석에서는 탄식만 흘러나왔고 그를 응원하던 한국 당구팬 일부는 자리를 떴다.

그러나 황득희는 이후 놀라운 집중력을 보이며 점수차를 좁혀 나갔다. 상대 선수 응고딘나이(32·베트남)는 황득희의 기세에 놀란 듯 연달아 큐 미스를 범했다.

황득희는 경기를 마치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상대가 승리하기까지 15점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2∼3큐 정도는 기회가 올 것이라고 봤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기술과 정신력의 대결이었다.

아시아 최강국인 베트남에서도 독보적인 스타인 응고딘나이는 베트남 당구협회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선수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빠띠 리브레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베트남의 '국민영웅'이 된 트란딘호아가 그의 전담 코치다.

트란딘호아가 금메달을 딴 이후 베트남에는 한국의 1980년대보다 더한 당구 열풍이 불었고 응고딘나이는 이때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베트남 당구 영재 가운데 최고수다.

응고딘나이는 경기 중반까지 극도로 정교한 플레이로 황득희의 목을 죄었다. 공을 당구대 구석에 몰아넣고 십수점을 한번에 뽑아냈다.

과거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한동안 스리쿠션 아시아 최강자로 이름을 날린 황득희지만 국제대회에 원쿠션으로 출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스리쿠션에서 후배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자 이번 대회 개막 두달을 앞두고 베트남이 최강으로 군림하는 원쿠션으로 종목을 바꾸는 모험을 했다.

때문에 이날 결승 중반 스트로크 힘조절에 실패하면서 수차례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원쿠션은 스리쿠션보다 공 회전과 강약 조절에서 더 세밀한 플레이가 요구된다.

황득희는 "경기를 하면서 응고딘나이가 나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을 느꼈다. 특히 공을 끌어치는 기술이 일품이었다. 그의 기술을 경기중에 배워 곧바로 사용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결국 100-97 황득희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막판 황득희가 이닝마다 10여점씩을 쓸어담으며 따라붙자 응고딘나이는 대기석에 앉아 다리를 떠는 등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놀라운 집중력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황득희는 아내의 목소리가 자신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며 활짝 웃었다.

선공이었던 황득희는 8이닝에서 9점을 몰아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9이닝에서 실수로 한 점도 내지 못했다. 그가 좌절하려는 순간 응고딘나이도 긴장했는지 1구에서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황득희는 "응고딘나이도 점수를 내지 못하자 관중석에서 '화이팅'이라고 외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내의 목소리였다. 이후 집중력이 살아나면서 승리했다"며 금메달을 딴 공을 아내에게 돌렸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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