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시대 끝났다고 ? '엑소' 보면 생각 달라질 걸

이경희 2013. 6. 2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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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조 그룹 가요·방송계 돌풍1집 앨범 선주문만 30만 장한국·중국 나눠 활동하다 합체역동적 군무 .. '보는 음악'의 힘

엑소 1집 앨범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 뮤직비디오. 멤버 12명이 몸으로 표현한 '생명의 나무'에서 늑대가 튀어나오는 장면이다. [유튜브 화면 캡쳐]

검은 실루엣의 '생명의 나무'가 서서히 움직인다. 검은 그림자 하나가 움츠리며 튀어나오더니 늑대의 모습과 겹쳐진다. 밝은 조명이 비치자 12명의 남자가 서로 몸을 엮어 표현한 나무의 실체가 드러난다.

 SM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12인조 남성 그룹 엑소(EXO)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의 뮤직비디오다. EXO(엑소)의 상승세가 놀랍다. 앨범 선주문 30만장이란 믿기지 않을 숫자는 2주 연속 앨범 판매 차트 1위라는 기록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12일 만난 그들은 "음악 방송 1위가 당장의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꿈은 곧장 이뤄졌다.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로 지난주말 지상파 3사 음악프로를 휩쓸었다. 놀라운 팬덤의 힘이다.

 ◆한국과 중국, 두 개의 태양=엑소는 SM 전략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그룹이다. 2011년 말부터 SM은 100일에 걸쳐 엑소 멤버를 한 명씩 알리는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중국인 멤버 네 명을 포함한 엑소M과 한국인 멤버로만 된 엑소K로 나눠 각각 6명이 지난해 4월 중국과 한국에서 같은 날짜에 데뷔했다. 2PM에 태국인 멤버 닉쿤이 포함된 것이나, 슈퍼주니어에 지금은 탈퇴한 중국인 멤버 한경이 포함됐던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엑소M은 아시아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국을 내다본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따른 그룹이다.

 중국 멤버가 대다수라 혐한류나 반한류도 극복할 수 있었다. 엑소M은 지난해 9월 중국 '음악풍운방 신인성전'에서 올해 최고 인기그룹상 수상했다. 크리스는 "엑소M은 최대한 중국 현지 가수로 받아들여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폭발적 반응을 보인 건 M과 K자를 떼고 12명 '완전체'로 1년 만에 컴백한 이번 앨범에서다. 19세부터 23세까지 열두 청년은 동방신기 이후 '팬질'을 놓았던 누나 팬까지도 다시 팬덤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있다.

12인조 아이돌 그룹 엑소.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보여주는 음악의 힘=엑소 1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음악이 아니라 퍼포먼스다. '늑대와 미녀' 군무는 에스엠 퍼포먼스(SMP)의 전통을 잇는 한편, 예술의 경지에 이른 듯한 인상까지 준다. 안무에 눈이 꽂혀 뮤직비디오를 보다 보면 노래가 익숙해지고, 멤버 하나 하나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수호는 "우리는 퍼포먼스 그룹이다. 퍼포먼스를 잘 보여줄 수 있는 노래라 마음에 들었고, 우리의 장점을 잘 살려줄 수 있는 안무가 나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시우민은 "SMP가 좋아 SM에 들어왔다"고 한다.

 확실히 이들은 SM의 강점인 '보여주는 음악'의 전통을 잇는다.

 ◆팬덤을 부르는 스토리텔링=SM은 아예 엑소의 탄생 스토리를 신화화했다. 그룹명부터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엑소플래닛(Exoplanet)에서 따왔다.

 데뷔곡 '마마'의 뮤직비디오 도입부는 '반지의 제왕'류의 영화를 연상시킨다. "12개의 힘이 생명의 나무를 돌보았으나 붉은 기운이 침범하자 전설은 나무를 둘로 나누고, 12개의 힘은 반으로 나눠 꼭 닮은 두 개의 태양을 만든다"는 줄거리다. 엑소K와 엑소M의 멤버를 한 쌍씩 짝지어 만화 같은 '스토리'를 부여하기도 한다.

 카이는 "짝짓기는 상상 속에서만 있는 일이다. 실제론 전혀 아니다"며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팬픽(연예인을 주인공으로 팬이 쓴 소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아이돌을 소비하는 팬들에겐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이다.

 엑소 멤버들은 "20~30년 활동하면서 땅을 사서 엑소랜드를 만들고 2세를 모아 엑소 주니어도 꾸리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세계적인 무대에 서고 싶다. 가수로서 끝을 보고 싶다"(첸)는 포부도 꺼냈다. 무엇보다 "즐기면서 하고 있다"는 이들에겐 불가능한 꿈도 아닐 듯싶다. 아이돌 파워는 그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이경희 기자 < dungle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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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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