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가 13kg..공포의 '괴물 쥐' 피해 속수무책

김종원 기자 입력 2013. 6. 9. 21:03 수정 2013. 6. 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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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남 낙동강 유역 농가들이 뉴트리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잡을 때마다 3만 원을 주겠다며 퇴치작업을 벌였지만, 예산은 떨어지고, 여름 번식철은 돌아왔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벼농사 짓는 농민에게 긴급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모내기를 망치는 뉴트리아를 잡아달란 겁니다.

물 속에 선명한 뾰족한 발자국.

뱀이 지나간 것 같은 꼬리 자국.

뜯겨 나간 벼 모.

뉴트리아입니다.

[농민 : 모 윗부분을 다 뜯어먹었거든요, 요 위에.]

불과 몇 시간 전 미리 설치해 놨다는 덫엔 그새 커다란 뉴트리아가 잡혔습니다.

[뉴트리아 사냥꾼 : 잡혀 있네요! (덫 언제 설치하신 거예요?) 오늘 아침에!]

부산, 김해, 창원, 경남의 낙동강 유역 농가에선 벌써 2년여 째 매일 같이 이런 요청이 들어옵니다.

바로 옆으로 낙동강 줄기가 흐르는 연꽃 농장도 그 중에 하나.

[농민/연꽃 농사 : (새순이) 올라오면 새순을 콱 잘라 먹어 버려요. 수백만 원어치 피해 봤을 거야.]

어김없이 거대한 뉴트리아가 잡혀 있습니다.

[우와 이거는 대단하네!]

무려 13kg.

원래는 온순한 동물이라지만, 땅에선 몸놀림이 굼뜨다 보니 위협을 느끼면 도망 대신 공격을 합니다.

개체 수가 얼마나 많은지, 덫을 설치했다 하면 반나절도 안돼 가는 곳마다 뉴트리아가 잡혀 있습니다.

[잡혀 있네요.]

농민들은 너도나도 촬영 중인 취재진에게 다가와 하소연합니다.

[농민/밭농사 : 여기 (뉴트리아) 많아요. (몇 마리씩 무리지어 다녀요.) 연락하려고 그랬는데 잘 오셨네.]

[양계장 주인 : 닭을 한 서른 마리 키웠거든요. (뉴트리아가 침입해서) 전멸했어요. 몰살했습니다.]

해 질 녘이 되서야 활동을 시작하는 야행성 뉴트리아.

취재진을 발견하곤 수풀로 느릿느릿 숨어 들어갑니다.

오늘(9일) 아침에만 뉴트리아 네 마리가 잡힌 하천입니다.

보시다시피 날이 워낙에 어두운데다가 수풀이 이렇게 무성하게 우거지다 보니까 취재진이 특수장비를 썼는데도 이게 하천인지 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고향이 남미인 뉴트리아는 하지만 여름에 더 활발히 활동하며 번식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마리당 만 원에서 3만 원씩 포상금을 주겠다던 지자체 예산마저 진작에 다 떨어지고 없는 상황.

[시청 공무원 : 올해 예산을 1천 5백만 원을 확보했는데, 4월 말 기준으로 (예산이) 넘어가 버렸어요. 4월 말에 돈이 없으니까 5월 초에 (포획 사업을) 중단하고 있으라고…]

1980년대 고기는 식용으로, 털은 모피로 쓰기 위해 들여온 뉴트리아.

[시청 공무원 : 우리나라 사람은 굶어 죽기 직전 아니면 (뉴트리아 고기를) 먹겠습니까? (뉴트리아 모피) 그런 옷도 안 입는다.]

그렇게 버려진 뉴트리아는 낙동강줄기를 타고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남해로 이어지는 수문에 막혀 서식지를 꾸렸다는 분석입니다.

인간이 필요해서 들여왔다가 필요 없어지니까 인간이 내다 버린 뉴트리아가 낙동강의 괴물이 돼버렸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김종갑, 영상편집 : 우기정)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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