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에 '테러리스트 안중근'"..허위사실 유포에 불매운동까지

윤동빈 기자 입력 2013. 6. 4. 11:49 수정 2013. 6. 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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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는 테러리스트, 유관순 열사는 여자 깡패""일본군 위안부는 자발적인 성매매"

이는 최근 국사편찬위원회 검정심의위원회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 본심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교학사 교과서의 내용이라며 트위터와 블로그,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에 4일까지 올라온 글의 내용이다. 이 외에도 교학사 교과서가 김구 선생을 '빈 라덴 같은 인물', 김좌진 장군을 '체제를 부정한 악질 테러분자', 명성황후를 '외세에 의존한 수구적 인물'로 표현했다는 식의 내용도 사실인 양 돌고 있다.

하지만 이 교과서는 본심사 통과 후 수정·보완 중이어서 8월 말 최종 합격 발표가 나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 공개되지도 않은 내용이 진짜인 듯 유포되고 이를 그대로 믿는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는 양상이다.

네티즌들이 이런 내용을 그대로 믿게된 것은 한 보수 성향 단체가 오래전에 발간한 책의 일부분을 찍은 사진 때문이다. 이 책에는 김구 선생이 '한인애국단을 조직하여 항일테러활동을 시작하였다'고 기술돼 있다. 이는 교학사 교과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이 사진을 마치 교과서 일부분을 촬영한 것처럼 유포해 혼란을 빚은 것이다. 또 해당 사진이 한 일간지가 보도한 '뉴라이트가 만든 역사교과서 검정 통과' 기사와 함께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은 소문을 더 믿게 됐다.

현재 교학사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치고, 네티즌 사이에서 '교학사 교과서 불매운동'까지 대두되고 있다. 그러자 교학사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내용들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네티즌 사이에서 떠도는 사진을 게재한 일부 언론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검증없이 시작된 불매운동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이에 한국현대사학회는 권희영 회장 명의의 성명에서 "일부 신문은 우리 학회를 '뉴라이트 계열'이라고 표현했지만 본 학회는 뉴라이트 계열이 아니며 대안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사람도 없다"고 밝혔다. 강규형 한국현대사학회 대외협력이사(명지대 교수)도 "허위 사실을 보도한 매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및 법원 제소를 준비하고 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네티즌들도 찾아 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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