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500만 원에 해결" 심부름업체 등장

김종원 기자 2013. 6. 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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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돈만 내면 학교 폭력을 해결해 준다는 심부름 업체가 생기고 있습니다. 학교도, 경찰도 보호해주지 못하니까 무서운 아저씨들이 해결해준다는 건데 실제로 여기에라도 기대고 싶은 학부모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학교폭력을 신고한 뒤에 피해자가 협박을 받아 더 곤란해졌다는 뉴스.

많은 댓글 중에 심부름센터가 해법이란 글이 눈에 띕니다.

심부름센터와 직접 접촉해 봤습니다.

취재진임을 밝히지 않고 '학교폭력 해결하는 심부름업체를 찾는다' 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자 얼마 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답장이 왔습니다.

모두 문제를 깔끔히 해결해준다고 장담합니다.

[A 심부름업체 : (가해 학생들이게) 말로 안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자칫하면 시끄러울 수가 있어요.]

몇 곳을 만나봤습니다.

[B 심부름업체 : 저희 오늘부터 사흘이면 (피해자와) 눈도 못 마주치게 할 수 있어요, 가해 학생들이.]

험악한 남성들이 피해학생의 삼촌 행세를 한다는 겁니다.

[팔 이만큼만 걷어도 손목까지 문신이 있어요. 그런 애들 서너 명 정도가 학교를 찾아갈 겁니다. (피해자) 등하교를 같이 시킬 거예요. (그러면) '얘네 삼촌이 이런사람(조직폭력배) 이더라.' 소문이 퍼집니다. ]

또 다른 업체.

가출해서 학교를 다니지 않는 아이들의 경우는 더 과격한 방법으로 다룬다고 말합니다.

[C 심부름업체 : (자퇴한 학생에겐) 폭행까지 불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는 절대 티 안나게 때리죠.]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학교폭력은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합니다.

[일진 애들이 동경하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아세요? (경찰·검사가 아닌) 조폭들을 동경하는 거죠. 건달 하면 애들이 생각하는 게 문신. 보여 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주는 거죠.]

취재진임을 밝혔습니다.

[(사실은 SBS 방송국 취재진입니다.) ......]

그러자 요즘 이런 의뢰가 워낙 많다고 털어놓습니다.

[심부름센터 직원 : 2년, 3년 사이에 (학교폭력 건이) 40건이 넘어요. 40건 동안 실패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가격은 만만치 않습니다.

[비용이 한 달이 걸릴 것 같으면 500만 원 정도가 들어가고요. 2주 경비는 150만 원에서 180만 원 사이로 보시면 돼요.]

금액도 부담스럽지만, 보통의 학부모가 심부름센터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힘든 일.

피해자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조정신 회장/학교폭력 피해자가족 협의회 : 오죽하면 그 비싼 돈을 들여가면서 그런 흥신소까지 찾아가면서 그렇게 해결하려 하느냐는 거예요. 왜 이런 상황까지 가도록 왜 우리를 이렇게 방치하고 있느냐는 거예요.]

교육청은 학교폭력 대책은 마련중이라면서도 피해자들이 심부름센터까지 찾아가 자비를 들여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터뷰 요청은 거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김학모, 영상편집 : 우기정)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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