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살해 용의자, 범행 뒤에도 술집 드나들어

2013. 6. 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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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남자친구인척 택시 쫓아가…같은 술집서 검거

경찰 "성폭행 혐의 부인" 구속 영장 신청

지난 25일 대구 여대생 살해 사건의 유력 용의자는 택시 운전기사가 아니라 술집에서 처음 만나 함께 어울려 놀았던 25살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여대생을 살해하고 잡히기 전까지 일주일 동안 평소처럼 술집을 드나들며 생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붙잡힌 장소도 사건 당일 여대생과 만났던 바로 그 술집이었다. 경찰은 빠르면 1일 저녁 이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1일 여대생을 성폭행하려는 과정에서 살해하고 저수지에 주검을 버린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조아무개(25)씨를 붙잡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씨는 지난 25일 새벽 5시10분께 여대생 ㄴ(22)씨를 대구시 북구 산격동 자신이 사는 원룸에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뒤 저수지에 주검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범행 사실 대부분을 시인했다.

경찰 수사 결과, 조씨는 지난 25일 새벽 지인 송아무개(36)씨와 함께 대구시 중구 삼덕동 ㄷ클럽에서 여대생 ㄴ씨 일행과 만나 어울려 놀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새벽 4시20분께 ㄴ씨가 대구시 중구 삼덕동 중부소방서 삼덕119안전센터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자, ㄴ씨를 뒤따라 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택시 운전기사에게 자신을 ㄴ씨의 남자친구라고 말해 동승한 뒤, 택시의 방향을 돌려 ㄴ씨를 자신이 사는 동네인 대구시 북구 산격동으로 데려갔던 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용의자 선상에 올랐던 택시 운전기사 ㅇ(30)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잠이 든 여대생 ㄴ씨를 흔들어 깨우길래 남자친구인줄로만 알았다. 더군다나 택시비를 여대생의 일행이 아닌 외국인으로부터 받아 뉴스에 나오는 그 사건이라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ㅇ씨는 지난 31일 저녁 8시10분 긴급체포됐다가 경찰 조사를 받고 5시간만에 무혐의로 풀려났다.

택시에서 내린 조씨는 ㄴ씨를 끌고 모텔에 들어갔지만 빈 방이 없어 되돌아 나왔던 것으로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분석 결과 드러났다. 이후 ㄴ씨를 자신이 사는 원룸에 데려간 조씨는 이날 새벽 5시10분께 성폭행하려는 과정에서 ㄴ씨를 살해했다. 조씨는 다음날인 지난 26일 새벽 3시47분께 ㄴ씨의 시신을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 신택지 저수지에 버렸다. 경찰은 조씨가 렌트카로 경부고속도를 통해 대구와 경주를 오간 장면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보했다.

현재 조씨는 ㄴ씨를 살해해 주검을 버린 것을 인정했지만, ㄴ씨를 성폭행한 것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다. 조씨는 경찰에 "성폭행은 시도만 했고 그 과정에서 반항하자 목을 조르고 마구 때려 살해했다. 주검은 반나절 동안 화장실에 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술집에서 조씨가 ㄴ씨에게 접근하는 장면과 ㄴ씨가 탄 택시를 뒤따라가는 장면, ㄴ씨의 시신을 렌트카 트렁크에 싣는 장면 등이 담긴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도 증거물로 확보했다.

김용주 대구 중부경찰서장은 "조씨가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어 추가 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조씨의 집과 렌트카 트렁크에 혈흔 10점을 발견해 감정을 벌이고 있으며 조만간 현장검증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씨는 지난 2011년 1월 울산에서 여자 아이를 성추행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던 성범죄 전과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한 조씨는 대구로 건너와 혼자 살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에게는 현재 한달 넘게 사귄 대학생 여자친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오후 5시20분께 대구 중부경찰서에서 2차 조사를 받기위해 조씨가 모습을 드러내자 주변에 모여있던 100여명의 주민들은 손가락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는 등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조씨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진술녹화실에 들어갔다.

대구/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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