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그래도 "전라도 금지".. 일베, 없앤다고 사라질까

2013. 5. 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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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쿡기자] "일베 하세요?" 예.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하는 게 아니라 봅니다. 요즘엔 거의 매일 봅니다. 회원으로 가입하거나 게시물을 올리지는 않지만 최근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공간이니 안 보려 해도 안 볼 수 없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5월18일)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주기(5월23일)를 전후로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www.ilbe.com·이하 일베)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 사이트의 극단적 보수편향과 역사 왜곡, 호남 비하, 여성 및 외국인 혐오 등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것이죠.

지난달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가 공개한 북한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의 회원 명단 9001건을 '신상털기'하면서 외신에까지 소개된 일베는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폭동절', 노 전 대통령의 서거일을 '중력절'이라고 비하한 사실이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난 22일에는 일베의 광고대행 업체가 광고주 보호를 이유로 배너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민주당은 법원에 일베 운영자를 상대로 운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모욕한 일부 회원들을 고소하는 등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습니다.

일베 회원들은 이를 '탄압'으로 규정하고 '항쟁'을 선언했습니다. 실제로 한 회원은 23일 자신이 근무하는 가게의 진열장에 "일베민중항쟁, 탄압이 끝날 때까지 전라도 원산지 제품을 발주 및 판매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의 팻말을 붙이고 이를 촬영한 사진을 일베에 올리기도 했죠. 그는 전북 임실의 치즈제품이 진열장에 놓인 정황을 다른 회원들에게 들켜 원성과 조롱만 샀지만 어쨌든 일베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일베는 아마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사이트를 폐쇄해도 회원들이 다른 사이트를 개설하고 활동을 이어갈 겁니다. 존재를 부정하거나 무시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적어도 '안 보면 그만'인 수준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우리나라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일간베스트 갤러리에서 삭제 게시물들을 수집하다 2010년부터 별도의 사이트로 독립한 일베는 3년 만에 엄청난 크기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 사이트 '랭키닷컴'에 따르면 일베는 지난 21일을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 사이트 전체 순위에서 113위를 기록했죠. 이는 일부 포털 사이트와 언론사, 쇼핑몰, 은행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하루 평균으로 조회수는 435만 건, 방문자수는 22만 명 이상입니다. 디시인사이드의 하루 평균 조회수가 577만 건, 방문자 수가 47만 명으로 전체 64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베의 영향력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지난 14일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화(무시하다는 뜻으로 왜곡된 일베 용어)'의 의미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24)양과 지난해 6월 케이블방송에서 차량의 추락 장면을 "운지했다(노 전 대통령의 투신을 희화한 일베 용어)"고 표현한 가수 김진표(36)씨는 일베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깊이 뿌리내렸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다행히 전양과 김씨는 뒤늦게 "의미를 몰랐다"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끝난 게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느 네티즌들은 일베 용어로 대화하고 있을 겁니다. 어쩌면 이 기사에도 어느 네티즌이 일베 용어로 댓글을 작성할지도 모릅니다. 당신의 옆에서 말이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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