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 역사학자 "동성결혼 반대" 자살

2013. 5. 22.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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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드골 암살 관련돼 징역살기도

영국에선 허용법안 하원 통과

프랑스의 극우 역사학자가 최근 허용된 동성결혼에 반대하며 자살했다.

21일 오후 4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대제단 앞에서 역사학자이자 극우 활동가인 도미니크 베네(78)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베네는 관광객 1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입안으로 권총을 발사해 즉사했다.

그는 프랑스 정부의 동성결혼 합법화 조처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여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8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관련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동성결혼이 합법화됐다. 베네는 자살 현장에 메모를 남겼으나, 경찰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하루 전인 21일 자신의 블로그에 정부의 동성결혼 합법화 조처를 비난하는 글들을 남겼다. 그는 이 글에서 "몽유병자들과 마취된 양심들을 깨우려면 담대하고 상징적인 새로운 행동들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행동과 말이 일치하는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네는 1960년대 알제리 독립을 반대하던 불법단체인 '비밀군'(OAS)의 회원으로,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의 암살 등에 관여해 18개월의 징역을 살기도 했다. 그는 복역 뒤 극우적 시각의 역사 에세이를 쓰는 작가로 활동하며, 이슬람과 동성애가 프랑스의 정체성을 파괴하리라고 주장했다. 블로그에 남긴 마지막 글에서는 동성결혼 법안을 저지하지 못하면 이슬람주의자들이 15년 안에 프랑스를 통치하게 되리라는 알제리 블로거의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 적군의 역사에 대한 저서로 프랑스학술원상을 받기도 했다.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 당수 마린 르펜은 그의 자살을 "프랑스 국민들을 깨우려는" 정치적 몸부림이라고 추어올렸다.

베네가 자살한 21일, 영국에서는 동성결혼 허용법안이 하원에서 최종 통과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 366 대 161로 이 법안을 통과시켜, 상원 논의를 거친 뒤 내년 중 최종 확정한다. 이 법안은 보수당 일각의 반대가 있었으나, 보수당 주류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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