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여직원에 쓸데없이 카톡 보내면 성희롱"
법무부 6급 공무원 `성희롱' 정직 처분 적법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동료 여직원들에게 쓸데없이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을 보내며 귀찮게 한 행위를 성희롱으로 보고 징계를 내린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치료감호소에서 여직원들을 수차례 성희롱한 것을 이유로 정직당한 법무부 6급 공무원 A씨가 부당한 징계라며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주로 근무시간이 아닌 야간이나 주말에 피해자들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업무와 관련없는 내용이나 사적인 만남을 강요하는 듯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보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 진술에 비춰 A씨의 행위가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법무부 소속 공무원으로서 고도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데도 공무원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징계 처분이 재량권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0~2011년 한 치료감호소에서 근무하던 중 컴퓨터 교육을 하는 외부 강사 등 자신이 업무와 관련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피해자 7명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사적 접촉을 시도했다.
'하이 안녕', '뭐 해' 같은 간단한 인사부터 '20대 감성으로 돌아가게 언제 영화나 같이 보러 가자'는 제의까지 다양한 메시지를 보냈다. 카카오톡을 보고 '사진 속 남자는 남편인가요'라고 묻는가 하면 빨간색 하트 이모티콘을 보내며 애정 표현을 하기도 했다.
A씨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을 받은 뒤 소청심사를 청구해 정직 1개월로 더 낮은 징계를 받았으나 이마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그는 동료로서 친밀감을 표시한 것일 뿐이었고 신체적인 접촉도 없었는데 징계를 내린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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