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vs이효리vs바이브vs로이킴, 이 비현실적 풍경

[김관명칼럼]

김관명 기자 / 입력 : 2013.05.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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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용필, 이효리, 싸이, 로이킴, 포미닛, 바이브


1980년대를 지배한 '가왕' 조용필, 90년대 최고 아이돌인 핑클의 이효리와 신화, 2000년대 명품보컬로 자리잡은 바이브와 포맨, 백지영, 2010년대 오디션 프로그램이 낳은 스타 로이킴과 악동뮤지션, 버스커버스커..

2013년 5월, '설마, 설마' 했던 일들이 '비현실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최근 5, 6년간 10~20대 아이돌그룹이 꽉 틀어쥐었던 음원차트. 장르로는 댄스 혹은 댄서블 힙합이 대세였던 음원차트가 확실히 '변했다'. 10대부터 60대 노장까지, 70~80년대 스타부터 2013년 갓 데뷔한 가수들까지 고루고루 음원차트에 포진했다. 이 다양하고 풍성한 식탁에 눈을 어디 둬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신호탄은 역시 조용필이었다.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후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한오백년' '대전블루스'로 80년대 자타공인 최고의 가수로 한 시절을 풍미한 '가왕'은 2013년 보란 듯이 컴백했다. 지난 4월 10년 만에 내놓은 정규 19집 'Hello'. 선공개곡 'Bounce'와 타이틀곡 'Hello'가 음원차트 1위를 찍었다. 21일 오후3시 현재 음악사이트 멜론의 실시간차트에서도 'Bounce'가 14위, 'Hello'가 29위를 달리고 있다. LP, 카세트테이프, CD를 거쳐 디지털 음원(mp3)까지 정복한 가수는 조용필이 유일하다.

1998년 데뷔한 핑클의 이효리와 신화도 '9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며 2013년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우선 한동안 음원차트에서 실종했던 이효리는 3년 만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날 낮12시 공개된 정규 5집 'MONOCHROME' 타이틀곡 'Bad Girls'가 멜론, 엠넷, 올레뮤직 등 국내 9개 음원차트를 올킬했다. 선공개곡 '미스코리아'가 3위, 수록곡 'Love Radar'가 15위, 'Holly Jolly Bus'가 26위를 차지하는 등 '차트 줄세우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신화 역시 현역 최장수 아이돌그룹답게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6일 정규 11집을 발매한 신화(신혜성 김동완 전진 앤디 이민우 에릭)는 발매 당일 타이틀곡 'This Love'를 3시간만에 차트 7곳 1위에 올려놓은데 이어, 21일에도 13위에 포진시키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최근 프로젝트 싱글 '할 수 있어'를 발표한 핫젝갓알지(H.O.T의 문희준 토니안, 젝스키스의 은지원, god의 데니안, NRG의 천명훈)까지 포함하면 2013년 5월 음원차트는 그야말로 'Again 1990s!'다.


2000년대 데뷔했거나 2000년대를 호령했던 스타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더 많다. 지난해 '강남스타일'에 이어 올해에도 '젠틀맨'으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싸이를 비롯해, 최근 3년만에 정규 5집 'Organic Sound'를 발매한 R&B 듀오 바이브(윤민수 류재현), 역시 '불후의 명곡' 등을 통해 명품보컬을 재확인한 포맨(신용재 영재 김원주)이 대표 주자. 바이브의 '이 나이 먹도록'은 5위, 포맨의 '청혼하는 거예요'는 6위를 달리고 있다. 이밖에 린, 서인영, 윤하, 백지영, 리쌍(개리 길), 다비치(강민경 이해리)도 음원차트를 든든히 받치고 있다.

2000년대 말 데뷔했던 걸그룹, 보이그룹도 역시 변함없는 음원파워를 과시 중. 포미닛(남지현 전지윤 허가윤 권소현 현아)은 '이름이 뭐예요?'를 이날 2위에 랭크시켰고, 시크릿(송지은 정하나 한선화 전효성)은 'YooHoo'를 7위에 올려놓았다. 티아라엔포(은정 효민 지연 아름)는 '전원일기'(20위), 2PM(찬성 택연 준케이 우영 닉쿤 준호)은 '이 노래를 듣고 돌아와'(27위), 씨스타19(효린 보라)는 '있다 없으니까'(52위)로 팬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풍성한 식탁'은 최근 1, 2년 사이 TV 오디션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린 10~20대 오디션 스타들이 마무리했다. '슈퍼스타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장범준 브래드 김형태)는 계절송 '벚꽃엔딩'으로 2년 연속 인기몰이를 과시했으며, '슈퍼스타K4' 우승자인 로이킴은 최근 발표한 계절송 '봄봄봄'으로 4위를 차지했다. 'K팝스타2' 우승팀인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은 10대 싱어송라이터로 이름을 날리며 'I Love You'(9위), '크레셴도'(40위), '외국인의 고백'(41위)을 차트에 진입시켰다. 1997년생인 유승우 역시 '헬로'(25위)로 만만찮은 사랑을 받고 있다.

p.s. 이날 멜론, 엠넷 등 주요 음악사이트에는 올해 64세가 된 한 가수의 정규 8집이 조용히 공개됐다. '그 사람'과 '에고와 로고스'를 더블타이틀곡으로 내세운 'Ego & Logos'. 이 음반에는 익숙한 '타복(박)네'도 있고 '엄마엄마(어느 독립군의 노래)'도 있고 '서울하늘'도 있다. 1974년 '서울하늘'과 '타복네', '역'이 실린 전설적인 포크명반 '넋두리'를 낸 이후 한국의 대표 저항가수로 활동해온 그의 목소리와 창법은 여전하다. 양-병-집. 그를 mp3로 만날 수 있는 2013년 5월, 대한민국 가요팬들은 그래서 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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