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사이트 일간베스트 조롱·비하글 난무

2013. 5. 1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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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北 사주".. 5·18정신 폄훼 도 넘어희생자 관 안치된 사진에 "홍어는 삭혀 먹는 게 유명" 고려대 5·18사진전도 훼손 일부 종편 "북한군 침투" 주장 5·18재단 "강력 대응할 것"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앞두고 5·18의 성격을 부정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보수성향 웹사이트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네티즌 글이 넘쳐나고, 고려대 학생회가 주최한 5·18 사진전에서는 전시 사진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종합편성채널은 5·18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비난받고 있다.

일베에는 17일 하루에만 5·18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2만건에 달하는 글이 올라왔다. 5·18을 '폭동', 희생자를 '홍어'에 비유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전라도 특산물인 홍어는 일부 누리꾼들이 전라도 사람을 비하할 때 쓰는 단어다.

한 누리꾼은 5·18 당시 광주시민들의 저항을 '홍어떼가 폭동을 일으켰다'고 표현했으며, 희생자들이 관에 안치된 사진에는 '경매에 들어선 홍어'라는 제목 아래 '홍어는 살아 있는 채로도 먹지만 삭혀먹는 게 유명하다'는 설명을 달기도 했다.

고려대에서 열리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사진전'의 사진을 일베 회원이 훼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대학 문과대 학생회는 1980년 광주에서 계엄군이 시민을 폭력으로 진압하는 사진 등 30여장을 전시했는데 지난 16일 오전 전시물 위에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과 '광주민주화운동은 북한의 조종에 의해 일어난 폭동이었다'는 주장을 담은 사진 10여장이 붙어 있었다.

이 일이 발생한 후 일베에는 '좌빨천국 고려대학교 산업화 시전'이란 제목으로 사진전 훼손을 인증한 사진과 글이 올랐다. 글쓴이는 "내일 학교 와서 개빡칠(매우 화가 날) 좌좀(좌파 좀비)들을 생각하니 XX(매우) 흐뭇하다. (중략) 폭동절 주간을 잘 버티자'고 썼다.

앞서 TV조선은 지난 13일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북한 특수부대 장교 출신이라는 임모씨를 출연시켜 "5·18 때 600명 규모의 북한군 1개 대대가 침투했다"는 주장을 폈다. 15일에는 채널A가 "5·18 당시 북한군으로 광주에 투입됐다"고 주장하는 한 탈북자의 인터뷰를 방영해 파문을 일으켰다.

광주와 5·18 관련 단체들은 이 같은 역사 왜곡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신경진 5·18 부상자 회장은 "5·18 왜곡과 폄훼에 앞장 선 언론은 자격이 없다"면서 "정부는 방송 심의 제도 등을 통해 엄중 제재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5·18 기념재단은 온·오프라인상의 5·18 역사 왜곡에 대해 광주시와 협력해 사법 대응 등 강력 대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광주시의회는 "경기도가 공무원 역사 교육 교재로 제작한 '경기도 현대사'가 계엄군이 시민에게 무차별 발포한 사실은 누락한 채 돌진해오는 시내버스에 총격을 가한 것이 시민무장의 계기가 됐다고 서술했다"면서 경기도에 책자를 전량 회수,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5·18은 이미 세계사적으로 어떤 성격의 사건인지 평가가 끝난 일인데도 자꾸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흠집 내려고 하는 건 국격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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