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광주, 5000명이 목놓아 부른 '임을 위한 행진곡'

2013. 5. 1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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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

금남로에 모인 시민·학생들

풍물굿·오월길 순례 등 행사

종편 역사왜곡 비판 쏟아내

유족회·광주시의원 26명 등오늘 정부 기념식 불참 선언'행진곡 제창대회' 따로 열기로

5·18 민주화운동 33돌을 하루 앞둔 17일 저녁 광주에선 민주·인권·평화 등 5월 정신을 기리는 5·18 전야제가 펼쳐졌다.

5·18 민중항쟁 33주년 기념행사위원회는 이날 저녁 7시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특설무대에서 '오월 광주, 다시 평화와 통일로'라는 주제로 5·18 전야제를 열었다.

전야제는 5·18의 진원지였던 전남대에서 출발한 풍물패 518명이 광주역과 충장로 등지를 거쳐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로 모이는 길놀이와 풍물굿으로 시작됐다. 금남로에선 시민·학생 5000여명이 정부의 5·18 기념식에서 퇴출당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 함께 부르며, 이 노래를 5·18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했다.

전야제는 5·18 때 행방불명된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애타는 그리움을 전달한 뒤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전쟁과 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줄거리로 진행됐다. 이애주(65) 서울대 명예교수가 무대를 휘돌아 쓰러지며 5·18의 굴곡진 역사를 표현하고, 죽은 자를 씻겨 상생과 통일로 나아가는 진혼춤을 추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기념행사위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용산 철거민, 제주 강정마을 대표들을 전야제에 초청해 평화 세상을 위한 광주 시민의 연대를 전달했다. 이날 차 없는 거리로 변모한 금남로 일대에선 오월길 순례, 주먹밥 나누기, 사진 전시회, 길거리 공연, 노동자대회 등 민주·인권·평화의 5월 정신을 계승하려는 행사들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정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퇴출, 일부 종합편성채널과 수구 단체의 '5·18 역사왜곡'에 항의하는 목소리도 거셌다. 17일 오후 5시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선 시민·노동자·대학생 등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오월 계승 추모문화제가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이들은 국가보훈처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퇴출시킨 데 항의하며 이틀째 농성하던 광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과 함께 5·18 역사왜곡 등을 규탄했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18일 오전 10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정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행사장 부근인 망월동 옛 5·18묘지에서 별도의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5·18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유족회 등 3개 5월 단체 대표들도 정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 기념식 마지막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합창으로 울려 퍼지면 모두 함께 부르며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공식 제정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0년에 이어 또다시 사실상 '반쪽 기념식'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광주시의원 26명도 18일 정부 기념식에 모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시의원들은 망월동 옛 묘역을 참배하고 보훈처 주관 기념식이 끝난 뒤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로 했다. 김영삼(44·광주 서구 풍암동)씨는 "5·18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부 세력들이 역사의 진실을 왜곡하고 수십년 된 노래를 못 부르게 하려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본체만체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휴 첫날인 17일 국립5·18민주묘지와 금남로 등지엔 외지에서 온 참배객들로 북적였다.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객은 지난 1~16일 10만2997명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늘었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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