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동성결혼 합법화 헌법소원 낼 것"

입력 2013. 5. 15. 15:22 수정 2013. 5. 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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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공개된 장소에서 대규모 결혼식..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

"9월 7일 공개된 장소에서 대규모 결혼식..대통령도 초대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동성(同性) 연인과 결혼 계획을 밝힌 영화감독이자 제작자 김조광수(48) 씨는 15일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사당동의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결혼 상대인 김승환(29) 씨와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남들처럼 당연히 혼인신고 절차를 거칠 것이고 반려되면 그걸 근거로 헌소를 제기할 계획"이라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위한 법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다. 국회의원들을 설득해서 입법화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고 국민에게 의견을 묻는 과정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 결혼이 국내에서 아직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에 관해 "많은 분이 불법이라는데,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합법이 아닐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결혼에 관해 찬반 양론이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개인의 결혼을 반대하는 것이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무슨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고 반박했다.

김승환 씨 역시 "한 개인이 나이와 성별, 국적을 떠나서 어떤 성적지향성을 갖고 성인이 돼 누군가를 만나고 결혼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할, 너무나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라며 "이런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공개 결혼식을 하기로 했다"고 거들었다.

이들은 "오는 9월 7일 사람이 아주 많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며 "가장 적합한 장소를 이달 안에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조 감독은 "축의금을 가능한 한 많이 모아야 하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공개 결혼식을 결정하게 됐다"며 "축의금으로 성소수자를 위한 무지개(LGBT)센터를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씨는 "LGBT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단어로, 세계 주요 도시에는 LGBT 센터가 있다. 우리는 특히 뉴욕의 LGBT센터를 롤모델로 삼고 있는데, 이곳에서 시의원도 배출하는 등 뉴욕 정치를 변화하는 움직임이 센터에서 시작됐다"며 "한국사회 인권운동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센터 건립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늘 보도자료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지지를 표명한 내용을 실었는데, 우리 결혼식에 반기문 총장과 박근혜 대통령도 초대할 것"이라며 "성소수자 인권 보호를 한 걸음 앞당긴다면, 한국사회를 이끌어가는 많은 분을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조 감독은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로 "15살에 게이라는 걸 깨달았는데, 그걸 받아들이기까지 15년이 걸렸고 서른이 돼서야 게이라서 행복하다고 느꼈다. 왜 그렇게 오랜시간 긍정하지 못했을까 돌아보면, 게이로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나는 괴로운 사춘기를 보냈지만, 내 뒤에 오는 성소수자들에게는 단지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힘들게 내모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지 말아야 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결심을 하고 19년 만에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행복하게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돼서 너무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종교계 일부에서 이들의 결혼을 비난하는 것에 관해 김조 감독은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마치 성경에서 동성애를 금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다르게 해석하는 견해도 많고 몇몇 종파에서는 일찍이 인정했을 뿐 아니라 동성애자인 주교와 신부도 있다. 기독교 전체가 죄악시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바로잡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서 얘기하는 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세력을 존중해야 하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우리를 존중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녀 계획에 관해서는 "아직 부모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언젠가 자녀를 기를 마음이 든다면 입양할 것이고 그때는 그것을 위한 싸움을 벌일 것"이라고 답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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