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10단' 이은지 "성추행범 만난다면.."

이준호기자 2013. 5. 1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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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대축전 화제의 참가자

"성추행범이요? 걸리기만 하면 그냥…"

159㎝, 46㎏.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 같은 가녀린 체구.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스타일이지만, 이은지(23·사진) 씨는 밤길이 전혀 무섭지 않은 당찬 아가씨다.

물론 믿는 구석이 있다. 합기도 3단, 특공무술 3단, 경호무술 2단, 태권도 1단, 우슈 1단 등 총 10단인 무술의 달인이기 때문이다. 이 씨는 6세 때 태권도를 배우면서 무술과 인연을 맺은 뒤 17년간 무술과 동고동락해 왔다.

하필이면 왜 무술을 '동반자'로 선택한 걸까.

이 씨는 "어릴 적부터 막연하게 무술이 좋았고 무술을 익히면서 자신감을 얻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할머니의 반대로 태권도를 배우지 못했던 '딸 바보' 아버지께서 딸의 무예 수련을 적극 지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제주시의 한 합기도 도장에서 사범으로 활동하며 무술을 전수하고 있다. 최근 학교폭력과 성범죄가 급증하면서 어린이, 청소년, 여성 수련생들이 부쩍 늘어났단다. 이 씨는 "나이 어린 학생, 힘이 약한 여성들도 보통 1년 정도 무술을 익히면 자기 한몸 지킬 수 있는 수준은 된다"며 "무술은 또 집중력과 절제력을 기르고 몸매를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등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자고 나면 얼굴을 찌푸리게 하는 뉴스가 잇따른다. 종합무술인 이 씨는 약한 부녀자를 괴롭히는 못된 놈들을 손봐주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단다.

이 씨는 "걸리면 단단히 혼내주고 싶은데 아직 실전을 치를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실전을 치르지 않아도 좋으니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 흉악범죄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오는 23일부터 경북 일원에서 열리는 2013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합기도 제주대표로 출전한다. 학창 시절엔 대회에 곧잘 참가했지만 성인이 된 뒤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 이 씨는 "호신술이 널리 퍼진다면 추악한 범죄 피해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무술이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참가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h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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