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行 기내서 대책회의.. 대통령에 일찍 보고한듯

최재혁 기자 입력 2013. 5. 15. 03:14 수정 2013. 5. 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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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지금까진 LA 도착 다음 날에야 보고했다고 말해

'윤창중 성추행 사건'이 터진 지난 8일(현지 시각), 박근혜 대통령 일행을 태우고 LA로 가던 전용기 안에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던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내 대책회의 직후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첫 보고를 LA 도착 다음 날인 9일 아침 9시에 이남기 홍보수석이 했다고 청와대 측이 말해왔다.

'기내(機內) 대책회의'는 비행기가 오후 3시 워싱턴 교외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지 1시간쯤 뒤 열렸다. 멤버는 이남기 수석을 비롯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 최영진 주미대사, 정호성·안봉근 제1·2 부속비서관, 전광삼 홍보수석실 선임행정관 등이었다.

윤 전 대변인이 이날 오전 한국문화원 측이 잡아준 택시를 타고 워싱턴 덜레스 공항으로 떠난 사실, 1호기 이륙 직전 미 국무부가 "윤 전 대변인이 수사를 받게 됐다"고 통보해 준 내용 등이 공유됐다. 참모들은 한국의 법무부로 연락했고 민정수석실에는 "윤 대변인이 귀국 비행기에서 내리면 조사하라"고 연락했다. "기내 대책 회의가 끝난 뒤 박 대통령에게도 보고됐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전용기는 8일 오후 5시 45분쯤(현지 시각) LA에 도착했고 박 대통령은 오후 7시 20분 교포 만찬 간담회 일정을 치렀다. 서울의 민정수석실은 9일 오후 4시 55분 한국에 도착(LA 시각 9일 0시 55분)한 윤 전 대변인을 조사했고, 그 결과는 LA의 이남기 수석에게 전달됐다.

이 수석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할 보고서 작성을 끝낸 시각이 9일 새벽 2시쯤이었다. 박 대통령에게 상세한 내용을 대면 보고한 것은 9일 아침 9시쯤이었다. 보고 당시 박 대통령은 이 수석과 함께 윤병세 장관도 호출했다. 불과 1~2분 만에 경질 지시가 떨어졌다. 이 수석은 한국의 윤 전 대변인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자진 사퇴로 해달라"는 그의 요구는 거절했다.

10일 오후 6시 30분 방미단이 귀국하고 청와대에선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대책 회의가 열렸다. 이정현 정무수석,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등이 참석했다. 그들은 난상토론 끝에 "내일 비서실장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허 실장이 '이 수석을 불러와라'고 했지만, 그 시각(오후 10시 40분) 이 수석은 이미 기자실에서 '국민과 박 대통령에게 사과한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 수석이 과연 허 실장과 상의 없이 사과문을 발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충분한 협의 없이 사과문이 발표됐다"며 "이 바람에 13일 박 대통령 사과까지 '3단계 사과'가 되고 말았다. 시스템이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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