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윤창중 사태' 장기화 부담..국면전환 시도하나
개성공단ㆍ규제혁파 등 국정현안 챙기기 '가시화'
참모진 인적쇄신 속도ㆍ범위, `윤창중 수렁'탈출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청와대가 14일 '윤창중 성추행 의혹 사태'의 수렁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대통령의 공직기강 확립 대국민약속에 따라 민정수석실이 이번 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감찰에 착수한 가운데 방미 성과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를 떨어뜨리는 현 상황이 장기화하는 것을 시급히 차단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윤창중 수렁'에서 헤어나 방미성과를 정책화하고 박 대통령이 국정을 다시 챙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는 판단이 선 듯하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전날 강한 어조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들의 응당한 책임, 공직기강의 재확립을 약속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제 지켜봐달라"고 일제히 주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개성공단 남북대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 대통령은 "어제로 개성공단에서 우리 근무자들이 전원 철수한 지 열흘이 지났다"며 "투자 기업의 실망이 크다. 우리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두고 온 완제품이나 원ㆍ부자재들을 하루빨리 반출해 기업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통일부는 북한 측에 이와 관련된 회담을 제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지난 3일 북측에 미수금 명목의 1천300만 달러를 지급하고 개성공단에 남은 우리측 마지막 인력 7명을 귀환시키면서 완제품과 원ㆍ부자재의 반출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완제품이나 원ㆍ부자재 반출 요구가 새삼스러운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 시점에서 박 대통령의 강조는 입주기업 피해 최소화라는 뜻 외에도 '국면 전환'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방미 결과를 자평하면서 각 부처가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비공개회의에서도 ▲규제완화 및 투자활성화 ▲정부 3.0 ▲공공기관 부채 해결 등에 대해 자신의 국정운영 비전을 특유의 '깨알 리더십'으로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단독 월례회동을 갖고 대선 공약으로, 여야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국가지도자연석회의 구성을 조속히 확정짓자는 입장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일련의 행보는 '윤창중 사태'와는 별개로 북한발 위기와 경제난 속에서 국정은 국정대로 정상적으로 챙겨야 한다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현재 '윤창중 사태'의 경우 미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내부 감찰도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청와대 내 인책의 범위가 결정되고 위기관리 매뉴얼, 공직기강 확립방안 등도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박 대통령이 딱히 국면전환을 위해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국정다잡기가 거듭되면 자연스럽게 윤창중 사태의 양상도 수그러들 것이라는게 청와대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박 대통령의 인사실패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이 많은 만큼 인사시스템 점검을 비롯한 국정운영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박 대통령이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지가 관건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 경찰의 수사나 감찰 결과에 따라 문제가 된 홍보라인을 비롯해 참모진의 대대적 인적쇄신을 통해 청와대를 일신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국면전환의 가장 빠른 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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