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내내 술판 윤창중'..제재 한 번 없었다

2013. 5. 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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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대통령 방미 수행중 성추행 물의를 빚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미국 체류 기간 내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갖고, 만취한 상태가 수차례 목격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대통령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면서 언론 브리핑을 담당해야 할 대변인이 사사로이 '술판'을 벌였지만, 제재 한 번 받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 순방이라는 중요한 공무를 수행하고 있는 윤씨의 '비상식적 막가파식 행동'에 대해 청와대 비서실은 물론, 주미 한국대사관, 국가정보원 등이 콘트롤을 하지 못해 세계 외교사에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가 망신을 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방미 수행단에 따르면 윤씨는 미국 순방 첫날인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하자 마자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미 수행단 한 관계자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은 이날 프레스룸 인근 회의실에서 밤 늦게까지 인턴 5~6명과 술자리를 가졌다. 윤 씨는 이것도 모자랐는지 자신의 호텔 방으로 밤늦게 올라가서 담당 인턴을 불러 자신의 방으로 술을 주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에도 윤씨는 인턴에게 "술 한잔하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일후 벌어질 성추행의 전조는 대통령 방미 첫날부터 예고된 것이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전면 부인한 것과는 전혀 상반된다.

전성오 뉴욕 총영사관 공보관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다른 인턴들에게 확인해보니 (담당 인턴이) 방에 올라갔을 때 윤 전 대변인은 가운을 걸치고 있었고 나가려고 하는데 술 한 잔 같이 하자고 애기했다고 해 바로 나왔다. (담당 인턴이) 울먹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박 대통령의 일정이 빼곡하게 잡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늦게까지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윤씨은 볼썽사나운 행각은 제 때 보고되지 않았으며, 밤 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에 대해서도 제재 하나 없었다. 만약 첫날 윤씨의 행동이 제대로 보고되고, 처신에 대한 문제제기가 됐다면 국가망신은 막을 수 있었던 셈이다.

윤씨는 다음날 한미 정상회담에 열리는 워싱턴에서도 술 자리를 갖는 것이 목격됐다. 이날 워싱턴 한 중국 음식점에서 인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겸한 자리에서 상당히 취해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른 인턴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난 뒤에도 윤씨는 옆에 앉은 담당 인턴과 15~20분 가량 더 술을 마셨다. 뉴욕에 도착한 5일부터 성추행 의혹이 있는 7일까지 매일 현지 인턴들과 술을 마신 셈이다.

성추행이 있었다는 7~8일(현지시간) 6시간 가량 묘연한 윤씨의 행적에 대해서도 여전히 파악이 되지 않고 있으며, 이날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 관계자들 모두 자신의 기억에만 의존해 서로 다른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윤씨는 기자회견에서 7일 오후 9시 30분부터 10시까지 W호텔 바에서 술을 마신게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방미 순방단 일행의 목격에 따르면 윤씨는 8일 새벽 2시께, 새벽 4시께에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서 만취상태로 목격됐다. 누군가와 계속해서 술자리를 같이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한국시간과 현지시간이 막 섞이다 보니 청와대 인지시간에서부터 모든게 분명치 않다"며 "누군가 상황을 장악하고 대처를 해야 하는 게 기본인데 그게 안돼 이런 불상사가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공식수행원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동선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제재 하나 없었던 것이 이번 윤씨의 성추행 의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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