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관계자 "청와대 윗선이 윤창중 귀국 지시"

워싱턴 입력 2013. 5. 14. 03:37 수정 2013. 5. 1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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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귀국 직전 이남기 호텔방 머물러.. 도피 방조 의혹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도피성 귀국 논란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13일 "윤 전 대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를 수행하던 도중 조기 귀국한 것은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은 "윤 전 대변인은 또 미국 현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이남기 청와대 홍보수석실의 호텔방에 피해 있다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고 전했다. 이는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귀국에 개입을 뿐아니라 은신처까지 제공했다는 의혹이어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주미 한국대사관의 미국 현지 보고 등을 근거로 윤 전 대변인의 귀국에 청와대 윗선이 개입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가 말한 '윗선'은 윤 전 대변인의 직속 상관인 이 수석 또는 청와대 고위 인사들을 가리킨다.

청와대는 윤 전 대변인 성추행 사건을 워싱턴 경찰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되자 귀국 방침을 결정하고 이 수석을 통해 윤 전 대변인에게 그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성추행 혐의자인 윤 전 대변인의 도피성 귀국을 종용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귀국 종용은 상대국 사법기관을 무시한 명백한 범죄인 도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은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을 지원하도록 워싱턴 경찰국 소속 베테랑 경찰을 파견했으나 청와대 수행단은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그에게 법률 자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윤 전 대변인은 8일(현지시각) 오전9시쯤 이 수석과 만난 뒤 출국 직전까지 이 수석의 호텔방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을 보고받은 이 수석이 박근혜 대통령의 숙소인 영빈관 앞으로 윤 전 대변인을 불러 이야기를 나눈 뒤 윤 전 대변인이 인근 윌라드호텔의 이 수석 숙소로 향했다는 것이다. 윤 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1시30분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덜레스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까지 이 수석의 호텔방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당시 윤 전 대변인의 숙소인 페어팩스 호텔에서는 피해 여성에 대한 경찰의 현장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청와대가 윤 전 대변인의 신병을 의도적으로 이 수석 숙소인 다른 호텔로 빼돌렸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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